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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준 "김소남 '2억 공천헌금' 보고에 MB 긍정 반응 보여"

김백준 "김소남 '2억 공천헌금' 보고에 MB 긍정 반응 보여"
이명박 전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소남 전 한나라당(現 자유한국당) 의원이 비례대표 공천을 대가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현금 2억원을 건넨 세부 정황이 'MB 집사'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자술서를 통해 공개됐다.

검찰은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 전 대통령의 공판에서 김 전 의원에게 2억원을 받아 이 전 대통령의 재산관리인이었던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에게 전달했다는 김 전 기획관의 진술 내용을 공개했다.

지난 1월 30일 김 전 기획관이 작성한 자술서에 따르면 그는 "2008년 3월 김소남으로부터 '대통령께 비례대표 공천을 받아 의원으로 당선되게 해달라'는 말을 듣고, 이를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며 "이후 (김 전 의원은) 비례대표로 당선됐다"고 밝혔다.

지난 2008년 4·9 총선 당시 김 전 의원은 한나라당 비례대표 7번 공천을 받고 당선된 바 있다. 언론에서는 김 전 의원에 대한 '자격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김 전 기획관은 총선이 열리던 해 3~4월 김 전 의원으로부터 청와대 앞 도로에서 2억원을 받아 이병모 국장에게 전달했다고 자술서에 작성했다.

그는 "돈을 받기 전후 이 전 대통령에게 '김 전 의원이 인사했다'고 말했고, 이병모와 함께 집무실로 찾아가 '돈을 받았다'고 말씀드린 적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이 김 전 기획관에게 "김소남이 이 전 대통령에게 '국회의원이 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느냐"고 묻자 그는 "예. 김소남은 천신일(세중나모여행 회장)에게 부탁을 했고 가끔 저한데 이야기를 했다. 김소남이 천신일이나 저에게 부탁할 때는 이 전 대통령에게 부탁해달라는 것이었다"고 답했다.

김 전 의원의 비례대표 자격 여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로 부탁했고, 공천해줄 이유가 없었다"며 "김소남과 이 전 대통령이 어떤 관계냐는 말이 당내에서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취임 전 최시중, 이상득, 천신일 등 핵심 멤버들이 공천자 선정회의를 했고, 그 과정에서 천신일이 이 전 대통령에게 김소남을 적극 추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2008년 3월 업무보고 관계로 집무실을 찾았을 때 이 전 대통령에게 '김소남이 공을 들이고 있다'고 했고, 이 전 대통령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여서 긍정의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김 전 기획관은 "(김소남이) 한 번에 5000만원씩 현금을 검은 비닐봉지에 넣어줬다. 총선 전후로 4번이었다"며 "업무차 집무실에 갔을 때 (이 전 대통령에게) '김소남이 인사왔다. 이병모에게 이야기 들으셨죠?"라고 하면 이 전 대통령이 알았다는 취지로 고개를 끄덕했다"고 밝혔다.

그는 5000만원 어치의 현금 뭉치를 어떻게 청와대에 갖고 들어갔느냐는 질문에는 "저는 총무기획관이어서 소지품 검사는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편 수면무호흡증과 당뇨 등 건강 악화로 병원 신세를 졌던 이 전 대통령은 12일 만에 법정에 나왔다. 이날 재판에서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뇌물 혐의에 대한 김 전 기획관의 진술이 공개되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모습을 보였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