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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봉 신청 30여년만에 만나요. 나이들어도 부모생각 나네요"..막판 선물준비

"상봉 신청 30여년만에 만나요. 나이들어도 부모생각 나네요"..막판 선물준비
한 이산가족이 8.15계기 이산가족상봉 행사의 회보서를 살펴보고 있다. /공동취재단

2년10개월여 만에 재개되는 이산가족 상봉을 사흘 앞둔 남측 상봉단 가족들이 막판 준비에 나서고 있다.

북측 주관으로 20~22일 진행되는 이산가족상봉 행사 1회차는 우리측 89명이북측 가족을 만난다.

남측 상봉단은 19일 강원도 속초시에 마련된 숙소에서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들의 방북 교육을 받고, 20일~22일 금강산 면회소에서 행사를 진행한다.

남측 주관으로 24~26일 진행되는 2회차 상봉행사는 북측 가족 83명이 상봉에 나선다.

이산가족 김영자씨(74세·여)는 북쪽에 아버지를 만나려 했는데, 2002년 6월에 돌아가셨다고 했다.

김씨는 "이산가족 상봉 신청 후 30여년간 못 만났는데 이번에 만나게 되네요. 지금 나이가 이렇게 들어도 부모 생각이 많이 나요. 내가 부모 나이가 되면 안그럴 줄 알았는데"라며 아쉬워했다.

1980년대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했을 때 선정이 됐으면 아버지를 만날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고 했다.

대한적십자사가 이번에 북한에 있는 동생(63세)과 조카(33세)의 생존을 알려줘 상봉하게 됐다.

김씨는 "어렸을 때 아버지가 일본에 가서 북송선을 탔다는 소식을 들었다"라며 "어렸을 때는 남들이 엄마, 아버지라고 부를 때 참 부러웠는데, 나이가 들면 안그럴 줄 알았는데 지금까지도 부럽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북측 가족에 보낼 돈을 좀 준비하는데 어느정도 금액을 가져가면 좋을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산가족상봉을 앞두고 남측 가족들은 북측 가족에 줄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82세 박기동씨도 북측의 부모님을 만나고 싶었지만 돌아가신 것으로 통지됐다.

박씨는 3남2녀 중 부모님과 2남매는 북쪽에, 3남매는 남쪽에서 살게 됐다.

그는 "어릴 때 부모님이 소유했던 것이 논이 2만평, 밭 6000평이 생활 근거였다"며 "그 동네에서 그대로 살았는지, 어디 딴데로 이주했는지 알 수가 없어 궁금하다"고 말했다.

아버지, 작은 아버지와 셋이 피난 내려와 남쪽에 정착한 82세 배순희씨는 87세 언니 배순복씨를 만나러 간다. 북측에 언니와 동생 3명이 있었는데, 지금 큰 언니와 여동생 배순자씨만 살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케와 조카를 상봉하는 안승춘(81)씨는 오빠 안승태씨가 2006년 사망했다는 사실을 이번 생사확인을 통해 알게됐다.

귀가 어두운 안씨를 대신해서 이용석씨가 대신 통화하는 등 불편함이 있었다. 안씨는 "아들들이 과거 상봉자들 블로그 글을 찾아보니 의약품이 부족하다고 했다"며 "의약품 선물을 북측 가족들이 좋아한다고 해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취재단 임광복 기자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