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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상봉]“어머니 건강하시라요” 눈물과 오열 속 작별

[이산가족상봉]“어머니 건강하시라요” 눈물과 오열 속 작별
제21차 남북이산가족상봉에서 이산가족들이 눈물을 훔치며 상봉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강산·서울=공동취재단 강중모 기자】“상봉이 모두 끝났습니다” 방송이 나오자 한신자 할머니(99세)는 오열을 하면서 눈물을 흘리며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북측 두 딸도 한 할머니를 안고 눈물을 터뜨렸다.

22일 제21차 남북이산가족상봉 3일차 마지막 날 작별의 현장은 사흘간의 기쁨도 잠시 이별에 대한 슬픔과 눈물로 채워졌다.

마지막 단체상봉이 이뤄진 금강산 호텔 상봉장에서 상봉 종료 알림과 함께 “잘 있거라 다시 만나요. 잘 있으라 다시 만나요” 노래가 울려 퍼지자 상봉장은 곧바로 눈물바다가 됐다.

작별상봉 이후 귀환 버스를 향해 가면서 남측 가족들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거나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울음을 터뜨렸다. 눈물을 참다가 눈가에 눈물을 글썽이는 가족도 여럿 있었다.

한 할머니의 북측 딸 김경영씨는 남측 가족이 귀환 버스에 탑승한 이후 '북측 가족도 버스로 나와도 된다'는 안내가 나온 뒤 어머니의 탑승 버스 번호를 물으며 한복 치마를 걷어 올린 채 버스를 향해 달려갔다. 김씨는 눈물을 흘리며 “어머니, 어머니 건강하시라요”라고 말하며 오열했다. 한 할머니도 두 딸도 버스 유리창을 손바닥을 두드렸다. 한 할머니는 울지 말라고 말하면서도 눈물을 쏟았다. 버스가 출발한 이후로도 두 딸은 버스를 따라가며 어머니를 전송했다.

박기동 할아버지(82세)의 북측 여동생은 귀환 버스에 탑승하는 박 할아버지를 향해 “통일이 되면 다시 한 번 더 만나요!”, “오빠 통일의 그날까지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세요”하고 외쳤다. 북측 남동생도 “우리 웃으면서 헤어집시다”라면서 계속해서 손을 흔들었다.

최동규 할아버지(84세)의 북녘 조카는 버스 밖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이렇게 헤어져야 하나. 이렇게 기막힐 수가 있나. 통일이 되면 이런 것 안하잖아!”라면서 울부짖었다.

이번 상봉에서 조카와 조카손자를 만난 김병오 할아버지(88세)는 손수건으로 계속 눈물을 훔치다가 흰색 한복을 입은 여동생에게 함박웃음을 지어보이며 양손으로 하트 모양을 그렸다.

이날 오후 1시 35분, 모든 가족들과 취재진, 지원인력은 버스 탑승을 완료했고 오후 3시 30분 우리측 남북출입국사무소에 도착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