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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인민군, 동생은 국군 "총부리 겨눴을지도 몰라요"

오늘 금강산서 2차 이산가족 상봉..다양한 사연들

형은 인민군, 동생은 국군 "총부리 겨눴을지도 몰라요"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등록날인 23일 오후 강원도 속초 한화리조트에서 남측 가족들이 접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속초=공동취재단 임광복 기자】2차 이산가족상봉행사에 참가하는 남측 이산가족들이 24일 강원도 속초 한화리조트를 출발해 북측으로 이동한다.

24~26일 금강산지역에서 열리는 2차 상봉은 북측 81명과 동반가족들이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남측가족들을 만난다. 이번 2차 상봉에 참여하는 남측 방문단은 337명으로 예정돼 있다.

■6.25전쟁 기막힌 사연들
북측가족 김인영씨(남·86세·본명 목원희에서 개명)는 목원선·목원구·목원경(사망) 4형제 중 장남이다.

남측 동생들은 김인영씨가 6·25전쟁 당시 서울에서 인민군에 강제징집돼 북쪽에서 사망한 것으로 그동안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만나게 됐다.

둘째 목원선씨는 형이 끌려가고 이듬해인 1951년 당시 18세 나이에 군에 자원입대했다.

목원선씨는 "그때 아마 우리 형하고 총부리 마주잡고 뭐 그랬을지도 몰라요"라며 "그때 끌려갔으면 저쪽도 전부 전방에 내보냈을 것 아니에요. 하여간 이제 살아있다고 그러니 기가 막힐 노릇이죠"라고 말했다.

■"소주 마시면 북측 가족 생각"
송종호씨(남·86세)는 사촌동생인 북측 송창호씨(남·77세)의 신청으로 이번에 사촌간 만남을 갖게 됐다.

송창호씨의 아버지가 6·25 전 서울에서 사업을 했지만 남북 군인들 할 것 없이 집에 오면 먹여주고 재워줬다고 한다.

남쪽에서 누군가가 특무대에 이런 사실을 신고해 "신고가 들어갔으니 사형을 시키라는 소리가 들렸다"는 얘기가 전해져 1·4 후퇴때 올라가는 쪽을 선택해 헤어졌다고 했다.

송종호씨의 아들인 송영진씨(47세)는 "아버지와 소주 마시면 창호 한번 만났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요즘에 죽기 전에 만나게 됐다며 자주 우신다"고 전했다.

한편 24~26일 2차 상봉은 북측 81명과 동반가족들이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남측가족 337명을 만난다. 당초 83명이 만날 예정이었지만 2명이 줄어들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