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이산상봉]"살아서 다시 만나자" 편지 전하며 눈물의 작별

[이산상봉]"살아서 다시 만나자" 편지 전하며 눈물의 작별
이산가족 상봉. 연합뉴스

【 금강산·서울=공동취재단 임광복 기자】2차 이산가족상봉에서 남북 가족들이 마지막 상봉을 진행했다.

이산가족들은 26일 금강산호텔 2박3일 일정의 마지막 순서인 작별상봉 및 공동중식 일정을 이어갔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마지막 만남에서 서로 주소와 편지를 주고 받으며 다음에 만날 수 있기를 기약했다.

북측 김인영씨(86·본명 목원희에서 개명)의 남측 두 동생 목원선(85)·목원구씨(83)는 작별상봉 자리에서 형에 편지를 전달했다.

대한적십자사 소인이 찍힌 서류봉투 앞면에는 목원선·목원구 형제 집주소가 적혀 있었다. 뒷면에는 "사랑하는 우리 형님 잘 뵙고 돌아갑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사랑하는 조카들과 건강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라며 "부디 행복하고 다시 뵐 때까지 안녕히 계세요"라고 씌여 있었다. 봉투는 다소 두터워 보여 편지 내용이 많을 것으로 보였다.

북측 리숙희씨(90)는 남동생 이용희씨(89) 손을 잡고 오열하며, 전날 거동이 불편해 오지 못한 94세 사촌언니에 손편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리숙희씨는 이번 상봉을 신청하면서 사촌언니가 가장 보고 싶다고 했다. 남측 가족들은 둘은 어릴 때 부터 같이 자라 정이 남다르다고 했다.

리숙희씨는 편지에서 "언니야 반세기 동안 혈육 소식을 몰라 하다가 북남 수뇌분들의 배려로 이렇게 상봉이 마련되여 이 기쁨을 어떻게 표현할 지 모르겠구나"라며 "아무쪼록 몸 건강히 잘 있기 바라며 통일된 그날까지 나도 살아서 다시 만나기를 바란다"고 했다.

남측 최고령 강정옥 할머니(100)는 동생인 북측 강정화(85)·남측 강순여씨(82)와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강정화씨는 "(언니가) 사망했다 생각했는데 너무 좋아"라며 울먹였다. 그러자 강정옥 할머니는 "아이고 감사합니다. 같이 삽시다"라며 어린아이 처럼 환하게 웃었다. 강정화씨는 "그러면 얼마나 좋겠수. 마음은 그러나, 할 수 없이 작별해야돼"라며 아쉬운 마음을 애써 눌렀다.

대한적십자사 지원인력이 폴라로이드로 사진을 찍으며 "웃으세요"라고 하자 강정옥 할머니는 두손을 양옆으로 들고 '반짝반짝' 율동 포즈를 취하며 활짝 웃었다.

한편 81가족 324명의 남측 상봉단은 오후 1시 30분께 금강산을 떠나 동해선 육로로 귀환한다. 남북 이산가족은 2박3일 동안 총 12시간 상봉했다. 4·27 정상회담에서 합의했던 8·15 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금강산에서 1차 20∼22일, 2차 24∼26일 상봉을 마무리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