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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철 '훌리건' 전쟁터 된 입시커뮤니티.."수험생 혼란 가중"

수시철 '훌리건' 전쟁터 된 입시커뮤니티.."수험생 혼란 가중"
/사진=연합뉴스

내달 초부터 본격화되는 대학 수시지원 시즌을 앞두고 대형 입시커뮤니티가 또 다시 전쟁터가 되고 있다. 입학성적 및 대학평판과 관련해 해당 대학 재학생 및 커뮤니티 회원들이 확인되지 않은 자료들을 토대로 다른 대학을 비방하거나 폄하하는 글을 잇따라 게재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 수험생들은 부정확한 대학 정보로 수시에 임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부정확한 자료·타대학 비방 난무
28일 대학가와 온라인 입시커뮤니티에 따르면 내달 대학 수시철을 맞아 '훌리건'들의 활동이 늘었다. 훌리건은 온라인에서 타 대학을 조롱하고 헐뜯는 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주로 유명 대형 입시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면서 특정 대학의 지원 여부를 묻는 입시생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지난 27일 S사이트에는 'PD 지망생인데, A대와 B대 중 어디가 나을까요?'란 질문이 올라왔다. 한 답변자는 '2000년~2017년 신입공채 합격자가 가장 많은 학교'란 이름의 출처가 불분명한 자료를 올렸다.

경영대 입시결과를 묻는 질문 답변에는 '2017 전국 경영대 평가 종합 순위표'라는 사진의 답글이 달리기도 했다. 해당 순위의 출처는 불분명했다.

비방으로 인한 신경전도 종종 발생한다. C대와 D대 지원 고민 글에는 특정 답변자가 'C대 가세요. D대는 앞으로도 위상이 계속 떨어질 것 같네요'라는 댓글을 달자 또 다른 답변자는 '무슨 근거로 이런 댓글 다시는지? C대 훌리신가'란 답글을 달기도 했다.

해당 사이트는 특정 대학 홍보, 갈등 조장 등의 활동을 하는 회원을 신고받아 활동을 정지시키고 있다. 해당 사이트 운영자는 "비방글, 확인되지 않은 자료는 예전부터 꾸준히 있어왔다"며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으로 최근에는 그나마 줄어든 편"이라고 설명했다.

■재학생 '총공격'에 수험생 혼란 가중
최근에는 특정 대학 재학생들이 집단적으로 입시커뮤니티에 댓글을 다는 사례도 늘고 있다. 흔히 이런 활동을 '좌표를 찍는다'고 표현하는데, 대학 재학생 커뮤니티에 특정 입시커뮤니티 링크가 올라오면 해당 글에 '우리학교가 더 낫다'라는 내용의 댓글을 공격적으로 다는 행태다.

수험생들은 이런 정보와 댓글들 때문에 혼란스러워 한다. 고등학생 이모양(19)은 "혹시 지원대학을 선택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질문글을 올렸는데, 다른 대학 비방 댓글이 너무 많이 올라와 오히려 이미지만 나빠졌다"고 말했다.

대학 홍보팀도 온라인 내 비방을 알고 있지만 개입하긴 힘든 실정이다.
서울의 한 대학 홍보팀 관계자는 "심각한 수준의 비방이나 대학을 모욕하는 콘텐츠는 학교 학생들이 직접 홍보실에 조치를 요구하는 민원을 넣기도 한다"며 "하지만 모든 콘텐츠를 일일이 제재할 수 없어 사실상 관리는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활동이 아직까지 학벌, 배경, 출신 등을 중요시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라고 우려한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 전반적으로 자리잡은 서열주의 사고방식이 어린 친구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며 "본인이 가진 것에 집착해서 의미없는 서열 메시지를 확산시키는 것 보다는 진취적인 삶의 방식을 고민하는게 개인의 몫"이라고 전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