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이총리 금리인상 발언 적절하지 않다

한은의 독립성 존중하고 집값보다 경기 우선해야

이낙연 국무총리가 13일 "금리인상을 좀 더 심각히 생각할 때가 됐다는 것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자금유출이나 한국과 미국의 금리역전에 따른 문제, 가계부채 부담 증가도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박영선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금리가 문재인정부 정책의 딜레마가 될 것"이라고 질의하자 이렇게 답변했다.

시장은 과민반응을 보였다. 국채 금리가 일시적으로 급등했다. 이 총리의 발언이 기준금리 인상 신호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9·13 부동산대책' 발표와 맞물리며 한국은행이 집값 안정을 위해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금융시장 불안이 가중되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나서야 했다. 이 총리 발언이 "원론적인 이야기일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런 해명 등에 힘입어 채권시장 불안이 가까스로 진정된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이 총리의 금리 발언이 적절했는지는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과잉 유동성, 수차례의 대책 발표에도 집값 폭등이 멈추지 않는 부동산시장 상황,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은 금리인상론의 배경이 되고 있다. 그러나 올 들어 고용과 투자가 극심한 위축 현상을 보였다. 그 결과 경기하강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금리를 올렸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고용과 투자가 악화되고 실업자가 급증하며 기업 도산이 속출하는 상황이 예상된다. 과다한 부채를 안고 있는 가계는 불어난 이자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 충격의 강도는 집값 상승에 비할 바가 아니다. 경기가 하강국면에 진입할 때 금리를 올려 경기하락 폭을 키우는 것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물론 이 총리가 한은에 금리인상을 압박할 의도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집값 안정에 몰입하다 보니 의원 질의를 계기로 평소 생각이 여과 없이 드러났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럼에도 금리 문제에 관한 한 좀 더 신중했어야 한다. 국정을 책임진 총리가 국회라는 공식 석상에서 "금리인상을 생각할 때가 됐다"고 말한다면 이는 사실상 금리인상을 공식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금리 결정은 한은법에 따라 구성된 금융통화위원회의 고유 권한이다.
한은의 독립성과 자율성은 존중돼야 한다. 우리는 지금이 금리를 올릴 때는 아니라고 본다. 설혹 금리를 올려야 할 상황이라 해도 총리가 그런 발언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