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정상회담]남북의회 교류 교감은 했지만 연내 성사될까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평양을 찾은 여야 3당 대표 중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9일 오전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평양·서울=공동취재단 심형준 김규태 기자】19일 평양 공동선언에서 남과 북이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다방면의 교류 확대 의지를 재확인함에 따라 연내 남북간 의회 교류 성사 가능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보수 야당을 제외한 범여권도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문 대통령과 함께 이번 정상회담에 동행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여야 3당 대표도 이날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 연내 남북 국회회담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우리가 정권을 뺏기는 바람에 지난 11년간 남북관계 단절로 여러가지 손실을 많이 봤다"며 "이제 다시 집권을 해 오늘과 같은 기회가 왔고, 남북관계가 영속적으로 갈 수 있도록 만들려고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이자리에서 김영남 위원장도 "오랫동안 기다려 온 이해찬 선생과도 통신을 통해 자료를 읽을 때마다 옛 추억에 잠기곤 했다"고 했다.

회담은 비공개 형태로 50분여간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남북 대표들은 연내 남북 국회회담 개최를 논의하고, 내년 3·1운동 100주년 남북 공동 행사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문희상 국회의장 등은 이번 정상회담과 별개로 10.4 선언 11주기를 맞아 시민단체와 함께 방북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다만 의회 교류 성사 여부는 이번 남북정상회담 성과와 연동돼 있는 만큼 신중한 입장속에 정상회담 내용에 주목을 해왔다.

이번에 국회의장단이 정상화담에 동행하는 대신 별도의 의회 교류를 조만간 하겠다는 점을 여러 차례 언급한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문 의장이 회담 대표단을 통해 남북 의회 회담을 제안하는 내용의 친서를 카운터파트너인 최태복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에게 보내기도 했다.

다만 남북 의회 교류가 성사될 경우 정치적으로 상징적 차원에 머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 의장은 전날 언론과 인터뷰에서도 "남북정상회담에서 확실한 성과가 나오길 고대하고, 그 성과를 촉진하고 완성하는 일을 남북국회회담으로 마무리 지었으면 한다"며
의지를 밝혔다.

현재 국회에는 남북교류 이행 조치를 위한 비준안 처리 문제가 교착상태에 머물고 있지만 앞으로 남북간 의회교류를 기점으로 해법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는 다양한 해석에도 불구하고 북미간 정상화담에서 판가름 나는 만큼 남북교류 확대 문제나 특히 이번 남북간 의회 교류 문제도 여기에
따라 성사 시점이나 운명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또 이와는 별개로 보수 야당을 설득해 남북간 의회 교류로 이끄는 문제도 여당이나 문희상 의장 등이 넘어야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야당에 대한 설득 없이는 반쪽 교류에 머물 수 있어서다.

[e-mail]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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