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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새로운 여정]文·金, 20일 깜짝 백두산 산행

김위원장이 먼저 등반 제안..날씨 좋으면 천지도 갈 예정

【 평양·서울=공동취재단 윤지영 기자】 남북정상회담차 평양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깜짝 백두산 등반'에 나선다. "북측을 통해 백두산에 꼭 가보고 싶다"는 문 대통령의 수차례 발언을 북측이 전격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9월 평양공동선언에 따라 더욱 돈독해진 남북관계를 보여주기 위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9일 남북정상회담 평양 프레스센터에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0일 백두산 방문을 함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백두산 등반은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먼저 제안한 것으로, 기상상황에 따라 경로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 구체적인 등반 시간은 정해지지 않았다.

김 대변인은 "백두산 방문은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할 예정이며, 구체적 일정은 현재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기상상황이 좋으면 가는 데까지 다 갈 것이고, 상황이 좋지 않으면 그 중도쯤에 끊지 않을까 싶다"며 "일단 백두산의 남쪽 정상인 장군봉까지는 올라갈 예정이고, 날씨가 좋으면 내려가는 길에 천지까지도 갈 예정"이라고 했다.

백두산 등반 이후 문 대통령은 백두산 근처 삼지연 공항에서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다. 남측에서는 김정숙 여사도 등반에 동행할 예정이다. 다만 리설주 여사의 동행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번 깜짝 이벤트가 이뤄진 데는 문 대통령이 중국이 아닌 북측을 통해 백두산 등반을 소망한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4·27 남북정상회담이 끝난 뒤 만찬 자리에서도 김 위원장에게 '백두산 트레킹'을 요청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27일 열린 만찬에서 "김 위원장과 나는 이제 세상에서 둘도 없는 좋은 길동무가 됐다"며 "김 위원장을 보며 11년 전 노무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던 모습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오래전부터 이루지 못한 꿈이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트레킹하는 것인데 위원장이 그 소원을 꼭 들어줄 것이라고 믿는다"며 "퇴임하면 여행권 한 장 보내주겠나"라고 제안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수시로 때와 장소에 가림이 없이 그리고 격식 없이 문 대통령과 만나 우리가 갈 길을 모색하고, 의논해 나갈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