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정상회담]한국·바른미래 "비핵화 진전 없다"..비난 공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문에 서명한 후 합의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9월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한 것과 관련, 이번 방북에 참여하지 않은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은 "비핵화에 진전이 없다"며 비판 기조를 이어갔다.

한국당은 북한 핵폐기의 핵심문제가 '동창리 ICBM 발사장 폐쇄'가 아님을 분명히 하면서 핵리스트 제출과 검증 수용 등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도 없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도 핵문제와 관련, 김정은 위원장이 기존의 입장을 반복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구체적인 방안을 다시 촉구했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에 국민적 염원인 북한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이 전혀 없다"며 "합의문에 명시된 영변 핵시설 폐기도 미국이 상응조치를 먼저 취하는 경우라는 매우 애매한 조건이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이번 회담에서 북측에 기대했던 핵리스트 제출과 국제사회의 검증을 받겠다는 등 구체적이고 실체적인 비핵화 조치도 없다"며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반도 평화는 어렵고, 남북관계도 결코 발전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인도적 협력, 김정은 위원장 연내 서울 방문 등에 대해선 일부 성과로 평가한 윤 수석대변인은 "북한의 비핵화만이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긴급의원총회에서 김성태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이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돌아오실 때 더 확고한 김정은 위원장의 핵폐기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 진전이 담긴 내용을 추가로 발표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 김 위원장이 핵사찰에 합의했다고 글을 올린 것과 관련, "핵사찰에 합의했다는 내용이 합의문에 어디에도 들어가 있지 않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왜 그런 표현을 썼는지 저희들도 의아스럽다. 실질적으로 그런 내용이 있었는지, 그런 부분을 문 대통령이 세부적으로 좀 밝혀주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바른미래당도 한국당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국회에서 정상회담 결과 보고를 받은 뒤 브리핑을 통해 "대단히 실망스러웠다"며 "잔치는 요란했는데 정작 먹을 것은 별로 없었다. 무엇보다도 비핵화에 대한 아무런 구체적인 진전이 없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 폐기는 이미 6.12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사안"이라며 "금년이 가기 전에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에 온다고 하니까 비핵화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방안을 가져오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e-mail]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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