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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캡의 경찰이야기](5)경찰의 날은 조병옥 박사가 경무국장된 날?

[시경캡의 경찰이야기](5)경찰의 날은 조병옥 박사가 경무국장된 날?
1947년 국립경찰창립 2주년 축하 경찰 시가행진. /사진출처=한국경찰60년사
[시경캡의 경찰이야기](5)경찰의 날은 조병옥 박사가 경무국장된 날?
1945년 10월 20일 자정을 기해 조병옥 박사를 경무국 경무과장에 임명한다는 내용의 인사발령 내용. /사진출처=국가기록원


매년 10월 21일은 경찰의 날입니다. 건국·구국·호국 경찰공무원으로서 역경과 시련을 극복한 경찰사를 되새기고 새로운 결의를 다지기 위해 제정한 법정기념일입니다.

경찰의 날이 10월 21일이 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말이 있습니다.

경찰의 날 기원은 광복 직후인 1945년 10월 21일 미군정 아래에서 국립경찰이 창설된 날을 기념해 지정됐다고 보는게 일반적입니다.

여기에 조병옥 박사가 미군정 경무국장(지금의 경찰청장)에 임명되면서 최초로 한국인이 경찰의 총수가 된 날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를 가능성이 큽니다.

1945년 9월 8일 남한에 진주한 미군은 같은 해 9월 12일 헌병사령관 '쉬크' 준장을 미군정청 경무국장으로 겸직토록 했습니다.

미군정은 극도로 혼란했던 남한의 치안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했기 때문에 9월 14일 빠른 시일 내에 경찰 조직을 정비하고 경찰관 전원을 한국인으로 구성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미군정은 이후 '조선경찰관 강습소'를 통해 한국인 경찰관 채용을 서두르는 동시에 1945년 10월 21일 조병옥 박사를 경무국의 간부로 임명했습니다. 그러나 조 박사가 임명된 것은 경찰총수인 경무국장이 아니라 '경무과장'이었습니다. 당시의 경찰총수이자 책임자는 여전히 헌병사령관 쉬크 준장이었습니다. 실질적인 경찰 운영자도 쉬크 준장과 '아고' 대령으로, 모두 미군이었습니다.

광복 후 경찰 직제에 대한 첫 손질은 1945년 11월 14일 미군정청에 국방사령부가 설치되고 경무국을 하부조직으로 편입하면서 부터입니다. 국방사령관에 쉬크 준장이 임명되고 경무국장은 '참페니' 대령이 임명된 것 외에 경찰조직에 대한 실질적 변화는 없었습니다.

미군정은 그해 12월 27일 '국립경찰의 조직에 관한 건'을 발령합니다. 이때 일제강점기 때부터 도지사에 속해 있던 각 지역의 경찰권을 중앙으로 집중시키면서 오늘날과 같은 국립경찰의 형태를 갖추게 됩니다.

이듬해 1월 1일. 경무과장 조병옥 박사가 경무국장으로 승진하면서 비로소 한국인 최초의 경찰총수가 탄생하게 됐습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