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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캡의 경찰이야기](8) '영광과 임무'의 상징, 경찰 계급장의 변천사

[시경캡의 경찰이야기](8) '영광과 임무'의 상징, 경찰 계급장의 변천사
자료: 경찰청

[시경캡의 경찰이야기](8) '영광과 임무'의 상징, 경찰 계급장의 변천사
자료: 경찰청
[시경캡의 경찰이야기](8) '영광과 임무'의 상징, 경찰 계급장의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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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게 있어 계급은 그 자체로 권위와 책임의 상징입니다. 오늘날과 같은 11단계 구조의 경찰계급은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경찰계급의 역사는 근대적 의미의 경찰제도가 도입된 구한말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선은 1894년 갑오개혁을 통해 '경무청관제직장'을 공포하고 이에 근거해 근대적 경찰제도인 경무청을 설치했습니다. 당시에는 경찰수장인 경무사를 비롯해 경무관, 총순, 순검 등 4개의 계급을 뒀습니다.

그러다 1907년 6월 일제는 헤이그 특사사건을 빌미로 고종황제를 강제로 퇴위시키고 순종황제로 하여금 '경무청관제'를 개정하게 하고 종래의 경무청을 일제의 경찰기구인 경시청으로 이름을 바꾸도록 했습니다.

이 때 경찰계급의 명칭도 경무사는 경무총감, 경무관은 경시, 총순은 경부, 순검은 순사로 변경됩니다. 특히 일제는 경무총감 등 경찰의 지휘부에 일본인을 임명해 대한제국의 경찰권을 장악하게 됩니다. 때문에 대한제국 경찰권의 완전한 폐지는 1910년에 이뤄졌지만 일본식 계급이 도입된 1907년에 이미 사실상 사라졌다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일제경찰을 상징하는 '순사'가 이 땅에서 사라진 건 1946년 1월로 광복 후 5개월이나 더 지난 시점입니다. 미군정청 경무부는 그해 1월 16일 '경무국·경무부에 관한 건'을 공포하며 경찰직급을 경무부장, 도경찰부장, 도경찰부차장, 총경, 감찰관, 경감, 경위, 경사, 순경으로 정해 일본식 계급과 일제의 제도적 잔재를 일소했습니다.

이때부터 경찰간부 계급장에 일명 '무궁화'가 공식적으로 사용됩니다. 경사 이하는 '갈매기'라고 불리는 계급장을 사용하는데 이는 미군정청의 영향으로 보입니다.

1948년 8월 15일 정부수립과 더불어 경무부가 치안국으로 격하된 후 경찰계급은 다시 치안국장(이사관), 경무관, 총경, 경감, 경위, 경사, 순경 등 7단계로 재편됩니다. 이후 1958년께 경사·순경 계급장이 미국식 계급표시 방식인 갈매기에서 무궁화 잎사귀로 바뀌면서 비로소 경찰 계급장은 모든 외색에서 벗어납니다.

1969년 1월 7일 경찰공무원법이 제정되면서 치안총감, 치안감, 경정, 경장 계급이 신설됐습니다. 특히 치안이사관이었던 치안국장의 계급은 현재의 경찰청장의 계급인 치안총감으로 상향 조정됩니다. 1979년 경찰공무원법 개정으로 치안정감이 신설되면서 오늘날과 같이 11개 단계의 계급구조가 완성됩니다.

한편 경사 이하 계급장은 1991년 경찰청이 내무부의 외청으로 독립하면서 과거 무궁화 잎사귀에서 꽃망울을 가득 머금고 있는 현재의 무궁화 꽃봉오리로 바뀝니다.

구한말 경찰제복에는 대한제국 황실을 상징하는 오얏 꽃이 수 놓여 있었습니다. 지금의 경찰 계급장에는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무궁화가 새겨져 있습니다. 경찰 계급장에도 역사와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