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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캡의 경찰이야기](10) 경찰이 된 독립운동가들

[시경캡의 경찰이야기](10) 경찰이 된 독립운동가들
제주지방경찰청에 세워진 문형순 전 성산포서장 추모상. /사진제공=경찰청
[시경캡의 경찰이야기](10) 경찰이 된 독립운동가들
광복군 출신 경찰관 고 백준기 경위. /사진제공=경찰청

6.25 전쟁 당시 민간인 총살 명령에 저항해 수많은 목숨을 구했던 문형순 전 제주 성산포서장이 독립운동가였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경찰청은 지난 10월 올해의 경찰 영웅으로 문형순 전 성산포서장을 선정했습니다. 문 서장은 제주 4.3사건 당시 제주 모슬포, 성산포 지역에서 수백명의 양민들을 군경의 총살 위험으로부터 구출했습니다.

제주도민들은 6.25전쟁 당시 계엄군의 예비검속자 총살의뢰서에 '부당함으로 불이행'이라는 8글자를 남긴 문 서장을 '제주의 쉰들러'라고 부르며 기억하고 있습니다.

문 서장은 특히 일제 강점기 만주에서 무장투쟁을 했던 독립군 출신이기도 합니다. 1919년 신흥무관학교를 졸업한 이후 1929년 독립운동단체인 국민부 중앙호위대장을 역임했고 광복 후인 1947년 경찰이 됐습니다.

독립운동가 출신 경찰관은 그 뿐만이 아닙니다. 미군정에 친일경찰 청산을 주장하다가 파면된 최능진 전 수사국장(시경캡의 경찰이야기 6편)도 1937년 독립운동단체인 수양동우회 활동으로 일제에 체포돼 2년간 복역했습니다.

제27대 치안국장을 지낸 장동식 치안총감은 1943년 3월부터 1945년 8월 14일까지 광복군 정보장교로 복무하며 일본군 내 조선인 병사 탈출공작을 수행했다고 합니다.

조개옥 초대 경기도 경찰부장은 1917년 중국으로 망명한 후 1937년까지 중국군 장교로 복무하며 예비 광복군 장교들의 중국군 유학을 주선했습니다. 그는 광복후 이승만 저 대통령의 추천으로 경기도 경찰부장으로 근무하다 군으로 옮겨 6.25전쟁 발발 후인 그해 7월 15일 전사했습니다.

충남 대전경찰서 백준기 경위는 1943년 광복군에 가담해 국내 진공을 위한 미국전략사무국(OSS) 합동훈련을 받다가 광복 이후 경찰에 투신했고, 이후 1950년 6.25 전쟁 도중 전사했습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