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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클럽 라운지] 현대로템, '해외수주·경협’으로 내년 실적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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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통화 약세 등 영향으로..3분기 실적 부진했지만
대만 등 수주잔고 빠르게 증가..내년 매출액 3조원 돌파 전망

[포춘클럽 라운지] 현대로템, '해외수주·경협’으로 내년 실적 질주


현대로템이 신규 수주를 대폭 늘리면서 내년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는 신흥국 통화 약세 등으로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나 내년부터는 2016년부터 늘어난 수주 잔고가 본격 반영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남북 경제협력 기대감이 높아진 것도 전망을 밝히고 있다.

■부진은 과거…내년 큰폭 성장 기대

현대로템의 3·4분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7.1% 감소한 606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적자는 65억원, 순손실은 54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영업이익 184억원)를 밑도는 것으로, 터키·브라질 등 신흥국의 통화 약세 및 일부 철도공사 지연 등에 따른 매출 부진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로템은 2015년까지 감소했던 신규수주의 영향으로 2016년부터 올해까지 매출액은 줄곧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2016년부터 늘어난 수주잔고가 내년부터 본격 반영되면서 3년 만의 외형 증가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올해 현대로템의 수주잔고 증가 속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2015년 5881억원에 불과했던 신규수주가 2016~2017년 2년간 걸쳐 2조5000억원의 연간수주를 달성했다. 올 3·4분기에도 대만 TRA 통근형 전동차, 대만 도원 녹선 경전철 등을 수주하면서 올해도 3·4분기까지 2조1090억원의 신규수주를 확보한 상태다.

수주잔고 증가세도 빠르다. 올해 3·4분기 기준 6조5760억원의 철도 수주잔고를 확보한 상황으로 전년 대비 38.4% 증가했으며, 저점을 기록했던 지난 2015년 4·4분기(3조2790억원)와 비교해선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유진투자증권 이상우 연구원은 현대로템에 대해 "향후 실적 증가를 가져올만한 준비가 지난 2년간 착실히 준비됐다"며 "실적개선이 본격화되지 못했기에 저평가되고 있지만, 저점대비 2배 넘게 증가한 철도부문 수주잔고 증가는 향후 현대로템의 실적증가 기대감을 가져볼만한 근거가 되기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2020년 매출 5조원 목표

지난해 현대로템은 오는 2020년까지 국내 100대 기업에 진입한다는 중장기 비전을 발표했다. 매출 목표는 5조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철도부문은 '글로벌 톱5 종합 철도회사'를 목표로 오는 2020년 매출규모를 3조3000억원까지 늘리고, 방산부문과 플랜트부문은 각각 매출 9000억원과 94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현대로템은 철도, 방산, 플랜트 등 기존 사업 분야와 더불어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신성장 동력 육성,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전체 수주 차종의 70% 이상이 전동차인 현재의 수주 비중을 자기부상열차, 트램, 동력분산식 고속철, 2층 고속철 등 첨단 기술이 접목된 차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지난 2016년 인천국제공항 자기부상열차가 상업운행에 돌입함에 따라 세계에서 두번째로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상용화에 성공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며 "이보다 앞서 차량 내 배터리를 통해 가선 없이 주행할 수 있는 무가선 저상트램 기술을 개발하는 등 트램 분야에서도 기술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로템은 올해 6월 세계 최초로 급곡선 주행 열차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철도차량 유지보수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함께 육성하고 있으며, 방산 부문에서는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차륜형장갑차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증권가의 내년 실적 전망도 밝다. 유진투자증권은 현대로템의 내년 매출액은 3조1910억원, 영업이익 910억원으로 예상했으며, 대신증권은 내년 매출액 2조7640억원, 영업이익 930억원으로 내다봤다. IBK투자증권도 내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조7000억원, 826억원으로 예상했다. 대규모 해외 철도 수주(필리핀 MRT7, 터키 이스탄불 전동차, 호주 시드니 2층 전동차 등)가 본격 매출에 반영되고 플랜트부문의 손익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돼서다.

다만 현대로템의 최근 주가흐름은 철도분야 본업 보다는 향후 대북 분위기의 변화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어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로템의 최근 주가는 지난 10월 30일 3개월 최저치(1만9750원) 대비 45% 가량 오른 상황이다.

때문에 남북 경협 기대감이 높지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김현 연구원은 "대북 이슈와 관련해 철도 부문 독점적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남북경협에 따른 철도사업 확장시 수혜주임은 분명하다"면서도 "문제는 대북 모멘텀의 계량화가 불가능하며, 기업가치에 반영될 시기도 예상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