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재판 일정]'사법농단' 양승태 전 대법원장, 정식재판 돌입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사진=연합뉴스

이번 주(27~31일) 법원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78)의 항소심 재판에서 8차례나 증인으로 소환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79)의 증인신문이 진행된다.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를 지원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근혜 전 대통령(67)의 항소심 첫 재판도 예정돼 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첫 공판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박남천 부장판사)는 29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승태 전 대법원장(71), 박병대(62)·고영한 전 대법관(63)의 첫 공판을 연다.

이날 재판에선 검찰의 공소사실 낭독과 이에 대한 피해자 측의 의견 진술이 이뤄진다. 앞서 재판부는 검찰에 대해 공소장 변경을 요구했고, 이에 일부 내용이 삭제되거나 수정됨에 따라 이날 재판에서도 변경된 공소사실이 낭독될 예정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2월 26일 열린 자신의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내건 석방) 심문에서 피고인 신분으로 첫 법정에 출석해 "수십 명의 검사를 동원해서 법원을 쥐 잡듯 샅샅이 뒤져 흡사 조물주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300여 페이지에 되는 공소장을 만들어냈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취지의 발언을 쏟아냈다. 입장의 변화가 생기지 않았다면 이날 재판에서도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할 것으로 보인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직무유기 △위계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공무상비밀누설 등 총 47개 범죄 혐의를 받는다.

■MB재판, 김백준 ‘7전8기’ 증인신문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29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 속행공판을 열어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한다. 이번 사건의 ‘핵심 증인’인 김 전 기획관은 그 동안 7차례나 증인 소환에 불응했다. 그는 지난 21일 열린 자신의 항소심 첫 공판에는 출석한 바 있다.

재판부는 “김 전 기획관은 이번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돼 출석할 의무가 있다”며 “본인이 피고인으로 있는 형사재판에 출석하고 가장 중요한 증인으로 신청된 이번 사건에서 증인 소환장을 정식으로 전달받고도 출석의무를 회피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유 없이 재판에 출석하지 않은 김 전 기획관에 대해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하고, 구인영장을 다시 발부했다. 김 전 기획관이 또 다시 소환에 불응할 시 7일 이내에 감치에 처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검찰에 대해 “증인소환을 피하면 그만이라거나 구인영장 집행도 무용지물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검찰은 법 집행기관이자 대변자로서 구인영장을 엄정하게 집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활비 수수’ 박근혜, 2심 첫 공판
서울고법 형사13부(구회근 부장판사)는 3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원 특활비 사건 항소심 첫 공판을 연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 외에 2013년 5월부터 2016년 9월까지 '문고리 3인방'이라 불린 전직 비서관들을 통해 남재준, 이병기, 이병호 전 국장원장 측으로부터 국정원 특활비 36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7월 박 전 대통령이 지원받은 특활비에 대해 뇌물로는 볼 수 없고, 국고손실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로 인정한다며 징역 6년과 추징금 33억원을 선고했다.

판결 직후 검찰은 뇌물수수 혐의 무죄 부분에 대해 항소했으나 박 전 대통령 측은 항소하지 않았다.

[e-mail]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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