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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리인하에 원화약세… 하반기 연준 금리 내릴땐 원화강세 전환 가능성 [이슈 분석]

금리인하와 환율

한은 금리인하에 원화약세… 하반기 연준 금리 내릴땐 원화강세 전환 가능성 [이슈 분석]
/사진=뉴스1화상


한국은행이 이달 전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했다. 시장 유동성을 늘리겠다는 의미다. 원화 가치를 하락시킬 수 있는 통화신용정책이 시행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1180원대로 다시 올라섰다.

일본과의 무역 갈등 상황이나 국내 경기를 고려하면 당분간 원화 약세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는 하반기로 갈수록 원화 강세 방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금리인하가 현실화되는 등 주요국 금리인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84.8원에 마감했다.

전격적인 한은의 금리인하 이후 원·달러 환율은 등락을 오가면서 보합 흐름을 보이다가 지난 25일부터 상승세(원화가치는 하락)를 나타냈다. 한은의 금리인하와 함께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동결이 원화 약세를 지지한 영향이다.

당분간 시장에서 원화 약세 또는 약보합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한은의 금리인하나 부진한 경기상황, 미·중 무역분쟁, 일본과의 갈등 등 원화 강세보다는 약세를 지지하는 요인들이 많아서다. 더구나 부진한 글로벌 경기 상황과 달리 미국은 경기 개선 흐름이 이어지다보니 시장에서 강달러 현상은 계속 강해지고 있다.

SK증권 안영진 연구원은 "잇따라 발표되는 매크로 이슈들은 '미국의 악재 완화'와 '미국 우위의 경기 흐름'을 재확인시켜준다"며 "원·달러 환율의 경우 이러한 달러화 강세의 반작용만으로도 상승 압력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다 일본의 수출 규제와 한·일 경제 갈등 여파까지 더해져 원화 약세는 더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다만 갈수록 원화 강세 흐름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미 연준의 금리인하다.

미 연준이 이달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25bp(1bp=0.01%포인트) 인하가 유력하다. 연내 추가 인하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대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에서도 지속적으로 강달러 현상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본과의 무역갈등이나 미·중 무역분쟁 등 원화 약세 요인들은 이미 시장에 선반영된 부분이 있다. 따라서 미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실제로 금리인하도 이뤄진다면 약달러가 강화되고 원·달러 환율은 하락(원화 강세)할 전망이다.

NH투자증권 권아민 연구원은 "연말까지 원화 강세 전망을 유지한다"며 "속도는 올 3·4분기(한·일 갈등 상존, 더딘 유로존 경기 개선)보다는 4·4분기(연준 자산긴축 종료 이후, 글로벌 경기 모멘텀 반등)에 더욱 빠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변수 중에 하나는 한은이 추가로 금리인하에 나설 경우다. 추가 금리인하는 예상보다 경기가 더 부진하다는 의미가 된다.
원·달러 환율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다.

이와 관련,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8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간담회에서 "환율에는 금리 외에 다른 여러 요인도 많은 영향을 준다. 최근 특히 변동성이 컸던 이유는 미·중 무역협상의 전개가 상당히 불확실했고 미 연준 통화정책 기대가 바뀌었기 때문"이라며 "금리 인하가 예고 없이 갑자기 이뤄진 게 아니기 때문에 시장에는 어느 정도 선반영된 걸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