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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퉁불퉁 튀어나온 다리혈관, 열 사용 않고 통증없이 매끈하게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하지정맥류 베나실 시술

울퉁불퉁 튀어나온 다리혈관, 열 사용 않고 통증없이 매끈하게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분당차병원 흉부외과 이건 교수가 심장모형을 가지고 하지정맥류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분당차병원 제공
울퉁불퉁 튀어나온 다리혈관, 열 사용 않고 통증없이 매끈하게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최근 '빙상 여제' 이상화 선수가 하지정맥류로 인해 힘들었던 선수 생활 이야기를 털어놔 화제가 됐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이 선수처럼 하지정맥류로 진단받은 국내 환자는 2018년 기준 약 18만 4000명으로 4년 전보다 20%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이 수치는 꾸준히 증가해 2023년에는 진단 환자 수가 23만명에 달할 전망입니다.

하지정맥류는 다리의 정맥 안에 있는 판막의 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정맥벽이 약해지거나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서 판막이 손상돼 심장을 향해가야 할 피가 아래로 역류하면서 정맥이 늘어나고 겉으로 튀어나오게 됩니다.

하지정맥류 치료법으로는 피부를 절개해 문제 정맥을 제거하는 근본 발거술, 열을 이용해 정맥을 폐쇄하는 레이저 정맥폐쇄술, 고주파를 이용한 정맥폐쇄술 등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수술 또는 열을 사용하지 않는 '최소침습적 비열 치료'가 등장했는데 '베나실'이 대표적입니다.

분당차병원 흉부외과 이건 교수는 "베나실은 열을 사용하지 않아 시술 과정에서 통증이 적고 신경 손상의 부작용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치료법이기 때문에 의료진과 환자들 사이에 관심이 높다"며 "치료법이 다양해진 만큼 하지정맥류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습니다.

베나실은 의료용 접합제를 활용한 하지정맥류 치료용 의료기기입니다. 소량의 의료용 접합제를 정맥 역류 혈관에 주입, 정맥을 폐쇄하고 혈액을 근처 정상 정맥으로 우회하게 합니다. 지난 4월, 혈관 분야 국제 학술대회인 '2019 차링 크로스 심포지엄'에선 베나실 시술 후 5년 시점에서의 대복재정맥(GSV) 완전 폐쇄율이 94.6%(56명 중 53명)로 나타나 베나실의 장기적 치료 효과가 확인됐습니다. 통증과 멍이 적고, 시술 후 신속하게 일상으로 복귀가 가능하다는 점도 환자의 삶의 질(EQ-5D ) 측면에서 장점이 있습니다. 유럽 CE인증,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베나실은 안전성과 효용성을 인정받아 올해 3월 글로벌 기준 10만건 이상 시술을 기록했습니다.


하지정맥류는 시간이 지날수록 부종, 통증과 무게감, 밤 시간대 다리 저림 등을 동반합니다. 겉으로 튀어나온 혈관만 하지정맥류라 생각할 수 있지만 다리가 쉽게 지치거나 가려운 것도 초기 증상입니다.

이 교수는 "하지정맥류는 단순히 외관상의 문제가 아닌 심각한 질환"이라며 "초기 증상이 나타나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