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바람잘 날 없는 祖國 [이슈분석]

민정수석 자리 지킨 27개월간 부실 인사검증으로 '불명예'
장관 후보자 되며 '의혹의 중심'..靑, 임명 강행땐 거센 후폭풍

사진=서동일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으로 온 나라 여론이 들끓고 있다. 조 후보자는 "저와 가족이 고통스럽다 하여 제가 짊어진 짐을 함부로 내려놓을 수 없다"고 했지만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특히 조 후보자의 딸 입시 비리 의혹을 비롯한 논란들로 여론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조 후보자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는 조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태세다. 일각에서는 조 후보자의 해명을 듣기 위해서는 반드시 청문회가 열려야 한다며 사상 초유의 '국민청문회'까지 거론되고 있다.

조 후보자 논란으로 인해 문재인 대통령의 용인술과 현 정부의 도덕성 잣대도 다시 한번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집권 시작부터 조 후보자 기용이 그동안 득보다 실이 많았다는 평이다. 여권에서조차 일각에선 조 후보자에 대한 회의론과 피로감이 나오고 있다.

뒤돌아보면 조 후보자가 문재인정부에 발을 들여놓은 후 지금까지 27개월간 말 그대로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첫 위기는 2017년 5월 집권 뒤 한달 만인 6월에 불거졌다. 안경환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첫 내각 인선 뒤 검증 과정에서 1호로 낙마했다. 여권이 받은 충격도 컸고, 인사검증 부실 논란에 휩싸이며 정권 초반부터 국정운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집권 첫해 공약 실현과 개혁을 위한 골든타임이 인사검증 부실 논란에 발목이 잡히며 연말까지 7개월간 이렇다 할 국정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후에도 인사검증 실패와 정국 파행은 국정의 발목을 잡곤 했다.

그 언저리에는 늘 민정수석이던 조 후보자가 있었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후보자의 현역 의원 시절 외유성 해외여행 등에 대한 부실 검증 논란(2018년 4월), 조명래 환경부 장관 임명 강행 및 조국 사퇴론과 여야정협의체 보이콧 논란(2018년 11월)이 있었다. 이어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 민간인 사찰 의혹 폭로(2018년 12월), 부동산정책을 총괄할 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의 부동산 시세차익 논란 끝 사퇴(2019년 3월) 등이 이어지며 정국을 뜨겁게 달궜다.

여권에선 조 후보자가 낙마했을 때 사법개혁이나 내년 총선에도 영향을 받는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임명을 강행했을 때도 크나큰 후폭풍을 더 걱정해야 할 처지다. 지금이라도 공정·평등·정의를 실현하고, 국민적 화합을 이끌어내는 지혜가 청와대와 여권에서 나와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반성하겠으니 개혁 완수를 위해 기회를 달라'고만 하면 국민에게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 중론이라는 평가다.

[e-mail]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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