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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크랩 뚫어지게 봐"vs"결코 아냐"…드루킹-김경수 평행선(종합)

"킹크랩 뚫어지게 봐"vs"결코 아냐"…드루킹-김경수 평행선(종합)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댓글 조작' 관련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등 항소심 10회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19.9.1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김규빈 기자 = 포털사이트 댓글조작 사건의 피고인 김경수 경남지사(52)와 증인 '드루킹' 김동원씨가 286일 만에 법정에서 만난 가운데 두 사람의 주장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렸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차문호) 심리로 19일 열린 김 지사의 항소심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씨는 김 지사가 2016년 11월9일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김씨는 "김 의원이 그날 계속 늦는다고 문자를 해 저희끼리 오후 6시30분에 식사를 했고 20분쯤 뒤에 김 지사가 와서 맞이한 것 같다"며 "김 지사가 홀로 들어와 이야기하고 차 한잔 마신 뒤에 브리핑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변호인 측이 김씨의 답변이 조사과정에서 일관되지 못 한 점을 지적하자 김씨는 "김 지사가 (같이) 먹었는지 기억이 안 났는데 수사를 받다가 기억이 났다"고 답했다.

김씨는 매크로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회에 김 지사가 참석했다고 연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김 지사 측은 김씨의 킹크랩 시연회가 열릴 시간에는 경공모 회원들과 저녁식사 중이라 시연을 볼 시간이 없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김 지사는 이날 공판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킹크랩 시연을 본 적은 결코 없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또 "더군다나 한두 번 본 사람들과 불법을 공모했다고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것 아니겠냐"고 강조했다.

반면 김씨는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회에 사용된 휴대전화를 직접 앞에 놓고 고개를 숙여 뚫어지게 봤다고 증언했다.

또 "당시 이런 것들을 우리가 준비해 대선에 대비하겠으니 최종 결정을 해 달라는 내용으로 설명했다"며 "킹크랩을 보여주는 과정에서 허락을 구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 지사에게 2016년 9월 킹크랩 프로그램 개발 관련 보고를 하자, '이걸 뭐 나한테 보여주고 그래'라고 해 그 뒤로는 알아서 하라는 취지로 듣고 따로 보고를 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다만 김씨는 일부 '왔다갔다'하는 증언을 하기도 했다. 킹크랩 시연 과정과 관련해 처음에는 "개발자인 우모씨가 들어와 킹크랩을 보여주는 과정에 허락을 구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내 "(김 지사) 반응을 들을 때 우씨가 있으면 평소 김 지사 성격에 아무 얘기를 하지 않을 것 같아서, 우씨는 굳이 들을 필요가 없어서 내보냈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드루킹 사건'이 발생한 뒤 두 사람이 대면하는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김 지사와 김씨는 지난해 8월9일 허익범 특별검사팀 조사 당시 대질신문을 했다. 이후 지난해 12월7일 열린 김 지사 1심에 김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김 지사의 항소심은 현재 2번의 공판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다음달 17일 오후에는 김 지사에 대한 피고인신문이 진행된다.

11월14일 오후에는 특검의 구형과 함께 김 지사 측의 최후 변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항소심 선고는 12월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