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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략자산 한반도 출격… ‘화염과 분노’ 시절로 돌아가나[이슈 분석]

美국방부 훈련내용 의도적 공개
2017년 악화일로 긴장 국면 조성
한·미 軍, 대북 ‘최대압박’ 분석도

美 전략자산 한반도 출격… ‘화염과 분노’ 시절로 돌아가나[이슈 분석]
北전역 감시 '글로벌호크' 1호기 한국 도착/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호크가 23일 새벽 경남 사천 지역 후방 공군부대에서 한국군에게 인도되고 있다. 글로벌호크는 당초 지난 17일 1호기를 들여오기로 했지만 기상 여건이 악화되면서 뒤로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북미간 긴장감이 갈수록 높아지며 한반도의 상황이 '화염과 분노'로 상징되는 2017년 수준으로 악화되는 모양새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을 준비하고 미국은 연일 정찰기를 한반도에 띄우며 보이지 않는 대결을 시작했다. 한미 군당국은 북한의 도발 움직임을 주시하며 대북경고 성명 발표부터 대응사격, 미국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까지 다양한 옵션을 준비 중이다.

■2017년 한반도는 美 출격으로 긴장

화염과 분노 시절로 불리는 2017년 당시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과 15형 발사, 6차 핵실험까지 감행하며 긴장 국면을 조성했다. 이에 미국은 전략폭격기, 항공모함, 핵잠수함 등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와 북한 지도부 폭격 훈련 등을 진행하며 북한을 압박했다.

이후 비핵화 협상이 이어지는 과정에서는 한미 군 당국이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를 자제하고 한미 연합훈련의 내용 역시 거의 공개를 하지 않다시피 했다. 하지만 최근 북미관계가 대결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미국의 움직임에 변화가 생겼다. 특히 23일에는 주한 미 특수전사령부가 지난달 우리 군 특전대원들과 함께 북한군의 기지를 습격해 북한군 수뇌부를 제거하는 일종의 참수작전 훈련을 한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훈련은 미 국방부에 사진까지 공개됐다. 미 국방부가 훈련 내용을 의도적으로 공개해 앞선 2017년의 긴장 국면을 조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한미 군 당국이 북한에 최대 압박을 가하는 방향으로 대북 기조를 튼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국군 '글로벌 호크' 1호기 도착

북한 전역을 감시할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호크 1호기도 23일 우리 군에 인도됐다. 글로벌 호크는 20km 상공에서 비행하며 38~42시간 동안 감시정찰 작전을 펼칠 수 있으며, 지상 30cm 크기 물체도 식별할 수 있다. 특히 주·야간이나 악천후에 관계없이 북한 전 지역을 감시할 수 있어 북한의 핵·미사일 동향을 지속 추적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크리스마스 시즌과 연말에 실제로 ICBM 도발을 감행한다면, 미국도 당연히 이에 상응하는 조치로 한반도에 전략자산을 전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의 ICBM 발사는 미국 입장에서도 자국의 이해가 달린 문제"라며 "북한이 ICBM 도발을 하면 미국도 한반도에 전략자산을 전개하겠지만, 상대적으로 저강도 도발을 한다면 전략자산 전개까지는 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 역시 "북한이 ICBM을 쏘고 긴장 분위기를 고조시킨다면 미국도 군사적 대응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ICBM 발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설정한 레드라인을 넘는 도발이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