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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 MB 항소심 마무리 수순…내달 8일 최종변론(종합)

'뇌물' MB 항소심 마무리 수순…내달 8일 최종변론(종합)
다스 자금 횡령과 뇌물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12.2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이장호 기자 = 다스(DAS) 자금을 횡령하고 삼성 등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78)의 2심 재판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2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공판기일에서 "내년 1월8일 오후 최종 변론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져 온 이 전 대통령 항소심이 다음달 마무리되는 가운데 2심 결론은 내년 2월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열리는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이 전 대통령 측은 약 2시간 동안 최후변론을 한다. 이 전 대통령도 20분가량 직접 발언할 예정이다. 검찰은 구형과 최종의견 등을 약 1시간에 걸쳐 말할 계획이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피고인신문은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검찰은 형사소송법을 거론하며 피고인신문을 하자고 주장했고, 이 전 대통령 측은 진술 거부권 행사 차원에서 피고인신문을 생략하자고 맞섰다.

결국 재판부는 "완전히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는 경우에 피고인신문을 하는 것은 피고인에게 진술을 강요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며 "최종변론 전에 피고인신문을 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결정했다.

이날 열린 재판에서 양측은 삼성의 다스 미국 소송비 대납 혐의와 관련해 공방을 주고받았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은 삼성이 직면한 현안을 알고 대리인인 김석한 변호사를 통해 삼성에 자금 요청을 했다"고 주장했고, 이 전 대통령 측은 "김 변호사가 개인적 이득을 위해 한 것"이라며 김 변호사와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검찰은 김 변호사가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에게 다스 소송 비용 대납을 요청했고, 이를 수락한 삼성 측으로부터 삼성 본사와 삼성 미국법인(SEA) 등 2곳을 통해 다스의 소송비를 대납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 전 부회장은 '소송비용 지원 대상이 피고인과 관련된 소송이라고 이해했고, 다스라고 이해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며 "또 이 전 부회장은 자금 요청을 승낙하고 나서 김 변호사로부터 이 전 대통령이 고마워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다고 증언했다. 결국 자금 지원 도중 이 전 대통령의 (뇌물 수수) 의사 합치도 확인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뇌물액과 뇌물 수수 방식도 VIP 보고사항 문건을 통해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문건에는 변호사 비용 예상금액이 적혀 있고, 이는 확보된 인보이스 청구액과도 정확히 일치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특별사면, 금산분리 정책 완화 등 삼성 관련 현안에 대해 인식하면서 삼성 측에 소송비 대납을 요청했으므로 묵시적 청탁 또한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이 전 대통령 측은 "뇌물이라고 인정된 돈은 이 전 대통령이 아닌 에이킨검프가 지급받은 돈인데, 검찰은 김 변호사가 이 전 대통령의 대리인이고, 삼성전자로부터 받은 돈을 김 변호사가 차명 관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김 변호사를 조사하지도 않고 차명으로 관리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지, 대형로펌인 에이킨검프를 김 변호사가 어떻게 관리할 수 있었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문했다.

또 "정작 이 전 부회장은 이 전 대통령을 재임 시기에 만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주장한다"며 "핵심인 김 변호사의 지위와 역할을 살펴봐야 하는데 김 변호사는 검찰 조사를 받은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이 사건은 개인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김 변호사가 이 전 부회장과 친분을 유지하고 이를 삼성전자 임직원들에게 과시해 삼성 관련 소송을 수임하려고 한 것이고, 다스 관계자들도 모르게 은밀하게 자금을 주고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