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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반도체 '청신호'… 설비투자·고용확대로 이어질까[이슈 분석]

반도체 가격 얼마나 반등할까

내년 반도체 시장 회복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반도체 수출 및 가격 반등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반도체 시장 회복은 우리 경제 전반의 수출·설비투자·고용·소비확대 등으로 연결될 수 있다. 경제성장 회복 키워드가 반도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재 한국은행 등 다수의 예측기관들은 회복시점을 내년 상반기께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선 반도체 시장 회복이 지지부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반도체 가격이 작년과 비교해 30% 이상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시장이 소폭 개선은 가능하겠지만 수출 회복세를 이끌 만큼 큰 폭의 반등은 어렵다는 시각이다.

29일 한은에 따르면 달러 기준 반도체 수출가격은 지난달 0.1% 감소를 기록했다. 올 초 5~10%에 육박하던 감소율과 비교하면 안정된 모습이다. 더구나 지난 8~9월에는 18개월 연속 이어지던 감소세에서 일시적으로 벗어나기도 했다.

이처럼 반도체 시장이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내년 상반기 중 초과공급 상황이 해소되면서 감소세가 증가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도 최근 내년 반도체 시장이 반등하고 시장 규모가 올해 대비 5.9% 성장한 433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시장의 회복은 우리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더구나 반도체 시장 반등은 관련 설비투자 확대와 고용, 소비의 개선과도 연결될 수 있다. 한은은 11월 경제전망에서 내년 수출이 반도체 경기 회복에 힘입어 증가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은 올해 우리 수출 증가세가 0.4% 감소를 기록했지만 내년에는 2.2%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한은은 "최근 메모리 단가 및 전방산업 수요 변화, 반도체 제조용장비 주문과 같은 선행지표 움직임 등을 감안할 때 메모리 경기의 회복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글로벌 메모리 경기와 우리 반도체 수출은 내년 중반께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도 반도체 가격이 내년 반등하게 되면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경기에 대해 긍정적 시각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 시장 부진이 장기화된 만큼 기저효과가 나타날 수는 있겠지만 우리 수출이나 설비투자의 반등을 이끌 만큼 개선 흐름이 강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