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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탄탄하고 외환 보유액 최대..美·中 경기부양책으로 충격 흡수 [이슈 분석]

코로나에도 외환시장 안정 왜?

경제 탄탄하고 외환 보유액 최대..美·中 경기부양책으로 충격 흡수 [이슈 분석]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충격에도 외환시장이 우려했던 것 보다는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환율이 급등(원화 약세)하면서 1250원대까지 상승했던 것과는 외환시장의 흐름이 다르다는 평가다.

중국과 미국 중앙은행 등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경기부양이나 금리인하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늘어난 외환보유액이 외환시장 안정성을 높이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1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3.3원 오른 1182.8원에 마감했다.

코로나19가 외환시장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준 초기에는 환율 변동성이 크게 높아지는 분위기였다. 시장에서는 1230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실제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일 원·달러 환율은 1195.0원을 기록한 이후 빠르게 안정을 찾으면서 1180원선에서 안정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과거 사스 때와는 다른 모습이다. 국내 외환시장에 사스 충격이 미치기 직전인 지난 2003년 2월께에 원·달러 환율은 1180~1190원대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3월로 넘어오면서는 1200원대를 돌파했고 두 달 동안 1200원 위에서 움직였다. 지난 2003년 4월 4일에는 원·달러 환율 종가가 1258.0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안정세에는 주요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적극적 경기부양 움직임의 영향이 크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이 과감한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미 중국 인민은행은 춘절 연휴가 끝난 이후 1조7000억위안(한화 약 228조70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지준율과 대출우대금리 인하도 시사했다.

미국에서도 코로나19 영향으로 발생할 경제충격을 우려해 연방준비제도(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긴 부분이 있다.

사스 사태 때에 비해 중국이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어나다보니 주요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선 측면이 있다.

더불어 국내적으로 우리 경제의 안정성이 향상된 부분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외환 보유액이 역대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며 대외 경제 불확실성의 안전판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096억5000만달러이다. 지난해 10월을 시작으로 이달까지 4개월 연속해서 외환보유액이 사상 최대 규모를 나타내고 있다.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역대 최저 수준이다. 지난 1월 평균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의 CDS 프리미엄은 23bp(1bp=0.01%포인트)로 한 달 전보다 1bp 낮아졌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금융파생상품이다.
CDS 프리미엄이 내렸다는 것은 부도 위험이 줄었다는 뜻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3년 사스 당시와 비교하면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주요국 및 중앙은행이 좀 더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심리적 기대감이 크다"며 "대외건전성이 개선된 부분도 환율 변동성을 낮췄다. 아울러 지난 2003년에는 카드 사태 여파로 펀더멘탈 측면도 좋지 않아 원화 약세가 컸다"고 전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