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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앞둔 개학, "코로나 아직인데..보내도 될까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일주일 앞둔 개학, "코로나 아직인데..보내도 될까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난 5일 오후 대전시내의 한 초등학교 긴급돌봄교실에서 학생이 놀이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원

[파이낸셜뉴스] "이 상태로라면 개학해도 아이를 학교에 안 보내겠다는 학부모가 훨씬 많아요"
"개학 또 한두 주 미뤄진다고 코로나가 끝날까요? 아이들 돌봄·교육도 막막해요"

서울 구로 콜센터의 코로나19 무더기 감염사태와 WHO(세계보건기구)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 등으로 '코로나 포비아'가 사회 전반에 짙게 깔려있는 가운데 오는 23일로 예정된 전국 모든 유·초·중·고 개학을 앞두고 학부모들 사이에선 '추가 개학연기'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학을 또 미뤄야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지만, 맞벌이 부부 등 돌봄이 필요한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확진자 폭증, 개학 연기해야"
초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씨(40·여)는 13일 "개학하고 다시 확진자수 폭증하는건 시간문제일게 뻔하다"며 "교회나 운동같은 집단모임도 다 피하는 상황에서 학교만 개학을 한다는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

이번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8살 자녀를 둔 이모씨(43)도 "아직 면역력도 약한 아이가 학교에 간다는 것도, 몇시간씩 마스크를 끼고 앉아있어야 한다는 것도 상상이 안 간다"며 "한 명만 감염돼도 온 가족에 회사까지 격리되는 마당에 학교에 나간다는건 시한폭탄 같은 일"이라고 우려했다.

일주일 앞둔 개학, "코로나 아직인데..보내도 될까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4월 이후로 개학을 연기해달라'는 청원에 13일 현재 6만명이 넘게 동의했다. /사진=홈페이지 캡쳐

하지만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더이상 개학 연기가 의미가 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예 학사일정을 수정해 학기를 미뤄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중학생과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는 한 직장인 학부모는 "재택근무도 끝나고 휴가도 쓸만큼 썼는데 또 미뤄지면 아이들이 집에서 그냥 방치될 수밖에 없다"며 "이미 감소추세에 접어들었고, 일부 돌봄교실도 하고 있는 상황이라 개학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 없을것 같다"고 말했다.

■"개학연기는 무의미, 회의적"
초등학교 4학년과 3학년 아이를 둔 학부모 임모씨(45·여)도 "개학연기에 학원휴업에 매일 돌밥돌밥(돌아서면 밥 차리고 돌아서면 밥 차리고) 신세가 너무 힘들다"며 "EBS 교육도 집에서 하다보니 학습태도나 생활습관 등 걱정되는게 한 두개가 아닌데, 지금까지는 버텼지만 앞으로는 학교차원의 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학기 자체를 미루고 교육부에서 수업 일수나 입시제도 일정 수정같은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 않는 이상 한두 주 개학이 미뤄진다고 그 사이에 코로나가 끝날것 같진 않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교육부는 일정대로 23일 개학을 준비 중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2일 추가 개학 연기 가능성에 대해 "속단하기 어렵다"며 "추가 개학 연기 여부는 질병관리본부와 전문가 등의 의견을 종합해 판단할 문제"라고 밝힌 바 있다.

교육부 관계자도 "정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개학 연기를)또 발표할수는 있겠지만, 현재 개학연기를 전제로 검토하고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