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경상수지 위축 불가피… ‘외환 안전판’ 흔들리나 [이슈 분석]

관광객 감소 서비스수지 적자 확대
수출 큰 폭 위축 땐 상품수지 타격

경상수지 위축 불가피… ‘외환 안전판’ 흔들리나 [이슈 분석]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 이후 전 세계가 문을 닫고 있다. 사태가 종식되기 전까지 글로벌 교역, 관광, 기업 및 소비자 지출이 큰 폭 감소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에 경제위축에 따른 불황형 경상수지 흑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구나 올해 경상수지가 전망치인 570억달러(2월 한국은행 전망)를 하회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외환 안전판' 역할을 해주는 경상수지 위축이 현실화되면 우리 금융·외환 시장에서 불안감이 커질 수도 있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배럴당 65.38달러에서 올 2월 말 배럴당 48.64달러까지 하락했다. 이달 들어서도 국제유가는 하락을 지속, 배럴당 30달러대 초반으로 떨어진 상태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나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20달러대 중반을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 급락세는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글로벌 수요위축 우려가 원인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유가전쟁으로 공급과잉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도 유가를 끌어내렸다.

여기에 소비와 기업의 심리도 위축되면서 내수나 설비투자 측면에서 하방 압력이 되고 있다.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소비심리를 의미하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쳐 산출한 ESI는 지난달 87.2를 기록, 전월 대비 8.5포인트 하락했다. 하락폭이 지난 2015년 6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11.3포인트 이후 최대다. 코로나19 충격이 진정되기 전에 전 세계적 사태가 번지면서 당분간 ESI는 반등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따라 불황형 경상수지 흑자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불황형 경상수지 흑자는 국내 경기부진 등으로 수출보다 수입이 더욱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나타나는 경상흑자를 말한다. 수입이 감소하는 건 국내 생산과 투자, 소비 위축을 의미하는 것이다. 경상수지가 질적 악화로 인식되며 수출둔화만큼이나 경제에 위협적일 수 있다. 최근 유가 하락 흐름이나 줄어든 외국인관광객, 위축된 내수상황 등을 고려하면 올해 불황형 흑자 가능성이 존재한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불황형 흑자가 나면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줄어든다"며 "일반적으로 수출이 줄면 총생산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내총생산(GDP)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올해 경상수지가 전망치에 미치지 못하며 위축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미 외국인관광객 감소에 의한 큰 폭의 서비스수지 적자 확대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수출이 큰 폭으로 위축된다면 상품수지에 타격을 주면서 경상수지 전반에 하방 압력이 된다.

류승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방향성으로 보면 유가 하락과 서비스수지 감소가 많아서 불황형 흑자로 나올 것 같다. 상품수지 감소폭도 더 커질 수 있는 등 혼재된 상황"이라며 "실물이 부진한 상황이라 경상수지 전망도 좀 더 낮춰서 보고 있다"고 전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