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마취 건이전술, 적절한 관절 운동 범위 확보는 물론 기능 회복속도 빨라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팔꿈치 아래에는 40개 이상의 근육이 있습니다. 이 근육들은 각각 다른 기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무지를 움직이는 근육은 9개입니다. 각 근육들이 수축하면서 각 부위가 움직이게 됩니다.

만약 손목이 골절되면 손가락 끝으로 연결된 신경이 손상되면 손가락 끝을 위로 올리는 행동이 어렵게 됩니다. 이처럼 신경이 손상되고 복구될 수 없다면 신경은 더이상 특정 근육으로 신호를 보내지 못하게 됩니다. 이 근육들은 마비되면서 기능이 소실되게 됩니다. 손가락 끝을 펴는 행동에는 두개의 건이 필요합니다. 이 중 하나가 손실되면 다른 부위의 건을 이어 붙여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건이전술을 시행하게 됩니다.

근육이 파열되거나 찢어져 복구가 불가능할 때도 건이전술을 하게 됩니다. 손상 후 복구될 수 없는 건 열상도 건이전술로 치료가 가능합니다.

건이전술을 시행할 때 부분마취를 통한 각성 수술법을 이용하면 전신마취 때보다 환자의 관절운동 범위 회복과 수술 결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건이전술은 힘줄의 파열이나 특정 근육의 기능이 신경 손상으로 인해 소실될 때 이를 회복하기 위해 건의 일부를 이식하는 수술로 전통적으로 환자가 전신마취인 상태로 진행됐습니다.

건이전술을 시행할 때 임상적 결과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건 봉합 시 긴장도입니다. 하지만 환자가 잠들어 있는 전신마취에서는 의료진이 수동적인 상태에서 봉합하게 됩니다. 따라서 환자에게 맞는 적절한 긴장도를 찾는데 무리가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환자가 부분마취인 상태에서 능동적인 관절운동을 하면서 수술하는 수부 각성 수술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대서울병원 정형외과 수부 전문 김지섭 교수와 강북연세병원 홍정준 원장 연구팀은 부분마취를 이용한 건이전술 수술 환자 11명, 전신마취를 이용한 건이전술 수술 환자군 18명 총 29명을 대상으로 후향적 분석을 실시했습니다. 수술 후 2 ,4, 6, 12개월의 임상 결과를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부분마취를 한 수술 그룹이 엄지손가락 관절 운동 범위의 빠른 회복이 관찰됐습니다. 임상 결과도 전신마취 수술 그룹보다 더 우수했습니다.

김지섭 이대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부분마취를 통한 각성 상태에서 시행한 건이전술을 받은 모든 환자가 빠른 시간 내에 엄지의 기능이 회복됨을 관찰할 수 있었다"며 "논문을 통해 수부 각성 수술의 우수성을 처음으로 밝혀 수부 각성 수술의 대중화와 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최근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뇌 가소성 분야 연구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mail] 정명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