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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만에 4월 경상적자 예고…여행 등 실물경제 부진, 외환시장에 ‘전염’되나 [이슈 분석]

팬데믹에 해외생산마저 타격

1년만에 4월 경상적자 예고…여행 등 실물경제 부진, 외환시장에 ‘전염’되나 [이슈 분석]
코로나19 충격이 장기화되면서 경상수지에서도 경기부진 신호들이 확인되고 있다. 당장 4월 경상수지는 1년 만에 적자 전환이 유력하다. 우리 기업의 해외생산도 타격을 입은 모습이 확인되면서 경상수지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 관광객 급감 상황도 경상수지에 반영되고 있다. 경상수지 위축이 장기화된다면 실물경제 부진이 외환시장에 전이돼 불안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4월 경상수지 적자 우려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월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통관기준)는 9억5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99개월 만에 처음으로 적자 전환됐다.

4월 무역수지 적자가 현실화되면서 4월 경상수지도 1년 만에 적자 전환이 유력하다. 일반적으로 경상수지는 통관무역수지에서 포착되지 않는 중계무역·가공무역 등 해외생산이 포함된다. 통상 경상수지가 통관무역수지보다 15억~40억달러 크게 나타난다. 따라서 무역수지 적자에도 4월 상품수지는 흑자를 기록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계절적으로 4월에 몰려 있는 외국인 배당금 지급까지 고려하면 경상수지 적자가 유력하다. 지난해 4월에도 외국인 배당금으로 67억달러가 지급된 바 있다.

더구나 최근 우리 기업의 해외생산도 위축되고 있어 4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지난 2월 중계무역 순수출은 7억9000만달러로 전년동월 대비 0.6% 감소했다. 지난 1월 경기개선 흐름에 22.5% 급증했던 것이 마이너스로 전환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에 따른 해외생산 타격을 고려하면 3, 4월 중계무역 순수출 감소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다. 중계무역은 해외 현지법인이 생산한 완제품을 사들인 뒤 국내로 반입하지 않고 현지나 제3국에 파는 무역형태다.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경상수지 적자는 4월 한 달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흑자 전환이 된다고 해도 규모 자체는 지난해나 올해 전망치 대비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상품수지 부진으로 인해 흑자 규모가 축소될 것"이라며 올해 경상수지 흑자를 530억달러로 예상했다.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600억달러나 올해 전망치 570억달러(2월 한국은행)와 비교해도 줄어든 예측치다.

■실물 부진, 외환시장에도 전이

경상수지 확대에 도움이 되지만 경제부진 신호로 해석되는 것이 여행수지 적자 개선이다. 2월 여행수지는 5억7000만달러 적자다. 전년동월 대비 적자 규모가 31.7% 줄어들면서 경상수지 흑자를 늘리는 데 기여했다.

문제는 여행수지 적자 개선이 외국인 관광객 및 내국인 출국자 급감으로 만들어진 숫자라는 점이다. 수지로는 개선이 됐지만 규모가 감소했다는 의미다. 2월 여행수입을 보면 전년동월 대비 20.2%나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2월 외국인 관광객이 43.0% 줄어든 여파다. 이어 3월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94.6%나 급감한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여행수입 악화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외국인 관광객의 급격한 감소와 내국인의 전염병 감염우려 등에 기인해 숙박·음식점업과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서비스업의 위축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실물 부문 코로나19 충격이 경상수지 악화로 이어지면서 외환시장까지 충격이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동안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달러화 유입은 국내 외환시장을 안정시키는 원동력 중 하나였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경상수지가 적자가 나거나 크게 위축되면 시장에 달러 공급이 줄면서 달러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원·달러 환율에 상승(원화 약세) 압력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