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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충격 잦아든 외환시장… ‘1인 소득 3만불 사수’ 불씨는 살았다 [이슈 분석]

환율 1200원대 초반서 안정
무역적자 등 뇌관 아직 남아

코로나 충격 잦아든 외환시장… ‘1인 소득 3만불 사수’ 불씨는 살았다 [이슈 분석]
코로나19로 변동성이 커졌던 외환시장이 안정을 찾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선진국 기준으로 인식된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하향 이탈 우려도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그렇지만 외환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 안심하기는 이르다. 수출부진 지속으로 달러화 유출이 이어지고 있고, 미·중 무역전쟁 재발 가능성도 외환시장 변동성을 높일 요소다.

■안정된 외환시장 시장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인당 국민소득은 3만2047달러다. 따라서 산술적으로는 올해 6.3% 이상 1인당 국민소득이 감소한다면 2만달러대를 기록하게 된다.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지난 2017년에 처음 3만달러를 넘어섰고 2018년에는 3만3000달러를 넘겼다. 그러나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 등에 따른 경기 부진으로 1인당 국민소득은 3만2000달러대를 기록, 4년 만에 감소했다.

올해 코로나19 충격으로 마이너스 성장 전망이 나오면서 1인당 국민소득도 2년 연속 감소할 전망이다. 하락폭이 클 경우 3만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은 실질 경제성장률, 환율상승률, 물가상승률, 인구성장률 등을 합산해서 산출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낮은 경제성장과 물가상승률, 인구 증가 등을 고려하면 환율 변동성이 국민소득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다.

실제 금융위기 당시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까지 급등(원화 약세)했고, 1인당 국민소득은 2008년과 2009년 2년 연속 감소한 바 있다.

다행히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이후 외환시장이 안정되면서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붕괴 위험은 줄었다. 원·달러 환율은 코로나19 충격으로 1300원대로 급등했지만 지난 3월 19일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이후 안정되면서 1210~1230원 선에서 등락 중이다.

달러화 수급에서도 안정된 흐름이 확인된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3월 시장안정화 조치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인 89억6000만달러가 감소했다. 그러나 4월에는 증가세로 전환됐다.

긴급하게 시장에 달러화 유동성을 공급했던 한·미 통화스와프 입찰도 총 6차례로 중단됐다. 6차례 모두 응찰 규모가 입찰한도에 미달하는 등 시중의 달러화 수요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3만달러 수성, 불확실성 높아

외환시장이 안정을 찾은 것은 맞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보니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수성도 예측하기 쉽지 않다. 수급 측면에서는 수출부진으로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통관기준) 적자가 이어지면서 국내 달러화 유출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4월 무역수지는 9억5000만달러 적자로 99개월 만에 적자를 나타냈다. 5월 1~10일 동안의 무역수지도 26억3200만달러 적자였다. 언제라도 달러화 부족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 재점화로 원화약세가 강화될 수도 있다.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에도 변동성을 높이는 요소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사태가 점차 안정됨에 따라 올 2·4분기 원·달러 환율은 하락하기 시작해 올 3·4분기까지 추세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다만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전후로 미·중 관계가 다시 악화될 수 있고, 한국의 경제성장 개선 폭이 제한적임에 따라 올 4·4분기 원·달러 환율의 반등(원화약세)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