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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금’ 뗀 메리츠證, 수익 다각화로 초대형IB 준비 착착 [포춘클럽 라운지]

메리츠증권
코로나에도 1분기 IB 수익 증가
9분기 연속 순이익 1000억 달성
자기자본 4조원 돌파 눈앞
"대체투자 등 사업구조 다변화로
올해도 견조한 실적 이어갈것"

‘종금’ 뗀 메리츠證, 수익 다각화로 초대형IB 준비 착착 [포춘클럽 라운지]
메리츠증권이 '종금'을 떼고, 본격적인 수익 다각화를 위해 신발끈을 단단히 새로 묶었다. 올해 1·4분기 실적도 기업금융(IB)부문과 리테일부문에 힘입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IB와 브로커리지가 '효자' 역할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지난 1·4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02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27.6% 줄어든 수치지만 시장 추정치(784억원)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18년 1·4분기부터 9개 분기 연속 1000억원대 당기순이익을 달성해왔다. 메리츠증권 측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증권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었으나 상대적으로 손실 요인과 유동성 리스크를 적절히 관리해 부진한 업황 대비 선전했다"고 자평했다.

특히 IB부문과 리테일부문의 실적이 좋았다. 별도기준 순영업수익에서 IB수수료의 경우 1·4분기 143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1% 급증했다. 벨기에 브뤼셀의 오피스빌딩 등 건당 자문수수료가 높은 딜을 수행한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다른 증권사들이 코로나19로 인한 IB업황 둔화로 IB수수료 수익이 감소하는 가운데 메리츠증권은 오히려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진단했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의 경우 12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5.6% 증가했다. 코로나19 여파에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열풍이 불면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크게 확대된 덕택이다. 메리츠증권의 올해 1·4분기 주식계좌 개설 건수는 전년동기 대비 114% 증가했고, 해외주식과 해외 파생상품 거래계좌 수도 같은 기간 384%가 늘었다.

■사업구조 변화 원년 "성장 지속"

국내 증권업계에서 유일한 종금업 사업자였던 메리츠증권은 지난 4월 종합금융업 라이센스가 만료됐다. 강점을 지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정부 규제로 이자손익 감소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올해 메리츠증권이 이 같은 변화를 딛고, 기존 대출회사에서 투자회사로 변경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김현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증권은 부동산PF에 강점을 지니며 2012년부터 이자손익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며 "올해는 사업구조 변경에 따라 손익 구성의 변화가 일어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과거 양질의 대출 위주의 사업을 구가했다면 이제는 딜과 북(Book·자금운용한도)을 통한 투자와 포트폴리오로 변경될 것"이라며 "그중에서도 현금성 좋은 해외 대체투자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도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이 존재하긴 하지만 메리츠증권의 경우 수익 다변화를 통한 견조한 실적이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배당수익률도 매력적

높은 배당수익률은 메리츠증권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다. 올해 배당총액은 1357억원으로 지난해(1394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순이익 대비 배당액 비율인 배당성향은 24.5%, 시가배당률은 5%에 달한다. 김지영 연구원은 "올해 예상배당수익률은 약 5.0%로 여전히 매력적인 배당주"라고 설명했다.

자기자본이 늘면서 초대형IB 진출 시기도 가까워졌다.
지난 3월 말 기준 자기자본 3조9688억원(별도기준)으로, 초대형 IB 기준 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에 바짝 다가섰다. 초대형IB 인가를 받으면 발행어음 등 단기금융업이 가능해지면서 더욱 다양한 IB사업에 나설 수 있게 된다. 메리츠증권은 내년 초대형IB 인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