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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디스커버리 펀드 企銀이 판 695억 절반 선지급 검토

피해자 구제 이르면 이번주 결정

[단독] 디스커버리 펀드 企銀이 판 695억 절반 선지급 검토

IBK기업은행이 '제2의 라임사태'로 번질 우려가 있는 디스커버리 펀드 피해자들의 투자금 50%를 선지급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시중은행 중 디스커버리 관련 펀드 판매 규모가 가장 큰 만큼 환매중단된 투자금의 절반을 우선 지급하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았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이르면 이번 주 이사회를 열고 관련 안건을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와 디스커버리US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 6700여억원어치를 판매했고 관련 상품은 모두 환매중단한 상태다. 이 중 기업은행은 글로벌 채권의 투자금 일부를 돌려주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글로벌 채권펀드 3612억원어치를 판매했는데 이 중 695억원이 환매가 중단됐다. 부동산펀드(환매지연액 219억원)보다 지연액 규모가 크다. 글로벌 채권펀드 투자금의 50%가 선지급되는 방안이 최종 확정되면 347억여원이 투자자에게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은행은 투자금 일부를 투자자에게 선지급한 뒤 미국에서 자산회수가 이뤄지는 대로 나머지 투자금을 돌려주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기업은행이 선지급 쪽으로 가닥을 잡은 데는 '불완전 판매' 논란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채권펀드에 투자했던 일부 고객은 지난달 7일과 28일 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불완전판매 의혹을 제기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26일 금융감독원 앞에서 3번째 집회를 열고 책임자 처벌과 피해자 구제방안 마련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기업은행은 다른 은행들과 달리 디스커버리펀드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현황 파악과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다만 투자금 선지급 시 배임 문제에 직면할 수 있어 충분한 법률적 검토를 거쳐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한달 내로 선지급 등 관련 대책이 마무리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기업은행과 동일한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투자상품을 판매한 하나은행은 아직 선지급 등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