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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심리 넉달만에 반등… "수출이 관건, 회복세로 보긴 일러" [이슈분석]

재난지원금 영향 5월 6.8P ↑
가계수입·소비 중심 심리 개선
2008년 금융위기때 흐름 비슷
코로나 확산세 전개양상이 관건

소비심리 넉달만에 반등… "수출이 관건, 회복세로 보긴 일러" [이슈분석]
코로나19 충격에 급락하던 소비자 심리가 반등에 성공했다. 재난지원금이 가계에 유입되면서 가계수입, 소비 등을 중심으로 심리개선이 포착됐다. 그럼에도 기조적 회복세로 단정짓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수출 등 전반적 경기상황이 부진해서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77.6으로 전월 대비 6.8포인트 상승했다.

CCSI는 가계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 지수를 표준화한 지표다.

CCSI는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 2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지난 3월의 경우 CCSI가 18.5포인트가 하락했다. 월별 공표가 시작된 지난 2008년 7월 이후 최대였다. 4월에는 지수가 70.8까지 떨어지면서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됐다.

한은은 "5월 CCSI가 상승한 것은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국내외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경제활동 재개, 정책당국의 적극적 경기부양책 등에 주로 기인하는 것"이라며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은 정책당국의 경기부양책 중 하나로 지수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CCSI 구성요소의 기여도를 보면 6개 항목이 모두 상승했다. 가계수입전망 CSI가 가장 높은 1.7포인트의 기여도 상승을 보였다. 생활형편전망 CSI와 소비지출전망 CSI는 각각 1.6포인트, 1.5포인트의 심리 상승에 기여했다. 가계소득과 소비 부문이 심리개선을 이끈 것이다.

현재의 소비심리 흐름은 과거 금융위기와 유사하다. CCSI는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8년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총 22.9포인트 떨어졌다. 첫 반등은 4개월 만인 지난 2009년 1월이었다.

따라서 소비심리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위기 당시에도 CCSI는 직전 수준 회복까지 걸린 시간은 6개월이었다.

실제 심리가 온전히 회복되려면 수출경기 회복이 중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경제재개가 시작 단계에 있어 수출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코로나19 여파로 큰 폭으로 떨어진 소비심리에 대한 기저효과로 상승한 것으로 보여 회복세 지속이 쉽지 않다"며 "지속되기 위해서는 수출을 비롯한 전반적 경기가 살아나야 한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면 수출부진 등 부정적인 영향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소비심리가 반등하면서 부동산 심리의 급락세도 멈췄다. 5월 주택가격전망 CSI는 96으로 전달과 같았다. 4월 주택가격전망 CSI는 코로나19 충격으로 통계 작성(2013년 1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인 16포인트나 급락한 바 있다.

취업기회전망 CSI는 63으로 전달 대비 5포인트 높아졌다. 경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 완화 등의 영향이다.

한은은 "향후 소비자심리지수는 주로 코로나19의 확산세 전개 양상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응답자들이 앞으로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6%를 기록했다. 지난 1년 동안 소비자물가가 얼마나 오른 것 같은지를 나타내는 물가인식은 1.7%였다. 기대인플레이션율과 물가인식 모두 전달과 비교해 0.1%포인트 낮아졌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