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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커닝 못막는다 vs 학생 안전이 우선 '대면시험' 논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학교는 '대면시험' 선호
학생은 '비대면' 우선해야
공정성이냐 안전이냐 '팽팽'

[파이낸셜뉴스] 대학교 기말고사 기간이 가까워지며 시험방식을 두고 논란이 뜨겁다.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학생들이 대면시험을 치른 것으로 알려진 가천대학교 사례와 온라인 시험에서 집단 부정행위를 벌인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사례가 비슷한 시기에 터지며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안전이 우선이라며 온라인 비대면 시험으로 치러야 한다는 주장과 공정성 시비가 일지 않도록 같은 공간에서 시험을 봐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대립하고 있다.

집단 커닝 못막는다 vs 학생 안전이 우선 '대면시험' 논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국가기술자격 시험이 열린 지난 4월 5일 서울 용산공업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마스크를 쓴 채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일부 학교 관계자는 국가시험도 대면으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대학 기말고사도 대면으로 치르는 게 합당하다고 주장한다. 사진=박범준 기자

■비대면 시험으론 공정성 담보 못해

7일 한국 주요 대학들이 본격적인 기말고사 기간을 앞두고 시험방식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6월 중순 이후 대부분의 학교가 기말고사를 치르게 되는데, 대면과 비대면 중 어떤 방식을 취할지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학교 측은 대면방식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7일 기준 경희대·고려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 등이 대면시험 입장을 밝혔고, 아직 입장을 결정하지 않은 학교 가운데서도 대면을 선호하는 곳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이화여대는 교수 재량에 맡기겠다고 했으나 대면을 선호하는 교수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까지 비대면방침을 우선으로 밝힌 곳은 연세대·성균관대 정도에 불과하다.

학교와 교수가 대면을 선호하는 이유는 비대면 시험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에 있다.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인하대 의대부터 건국대, 서강대, 연세대, 한양대 등 다수 대학에서 부정행위 의혹이 속출한 바 있다.

대면시험 입장을 발표한 학교들은 온라인 시험에 적합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대학 관계자 A씨는 “솔직히 우리 학교만이 아니라 다른 학교들도 커닝을 완전히 막을 방안을 짜낼 수는 없을 것”이라며 “요즘 학점이 취업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걸 다 알고 있는데 혹시라도 문제가 되면 누가 책임을 질 건가”하고 우려했다.

대학교에 출강하는 강사 B씨는 “현 시국이 비상상황이라는 걸 감안하면 대면도 비대면도 모두 명분이 있다는 건 알겠다”면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도 끝난 상황에서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시험을 보는 게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집단 커닝 못막는다 vs 학생 안전이 우선 '대면시험' 논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가천대학교 한 건물에서 학생 및 관계자들이 체온체크를 진행하는 모습. 가천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대면시험을 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fnDB

■"시험보다 감염되면 누가 책임지나"

학생들 사이에선 비대면 온라인시험과 레포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대면시험 여부를 두고 학교와 학생 간 입장차가 극명한 경희대의 경우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경희대 학생대표들은 지난 4일 부총장과 면담을 갖고 대면시험 반대의사를 피력했으나 끝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희대 측이 △비대면 시험 진행 시 성적 평가의 공정성 및 형평성 확보 불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안전 가이드라인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대면시험 방침을 재확인하자 학생대표가 부총장을 항의 차원에서 방문해 이뤄진 면담으로 전해졌다.

서울대 총학생회 직무대행기구인 단과대 연석회의 역시 5일 기자회견을 갖고 "기말평가를 전면 비대면으로 실시해달라"고 요청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연석회의가 자체 진행한 설문조사에선 학생 1800명 중 1490명이 ‘대면시험이 안전하지 않다’고 답했다.
80%가 넘는 수치다.

실제 대학생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는 학교의 대면시험 고수 방침에 반발하는 의견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완전한 감염 차단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불특정 다수와 접촉하는 게 부담스럽고 △레포트 제출 등 시험을 대신할 수 있는 수단이 존재한다는 게 주된 이유로 꼽힌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