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3차 추경으로 확 늘어날 국채발행.. 한은은 ‘매입 수위’ 놓고 고민 거듭 [이슈분석]

올 한도 167조8000억으로 늘려
국채매입은 마지막 유동성 카드
한은도 무작정 사들이기엔 부담

3차 추경으로 확 늘어날 국채발행.. 한은은 ‘매입 수위’ 놓고 고민 거듭 [이슈분석]
한국은행의 사실상 마지막 유동성 공급 카드로 꼽히는 국채 매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확장 재정정책을 펴고 있는 정부는 국채 발행을 늘릴 수밖에 없다. 3차 추가경정예산 재원 일부도 국채 발행으로 채울 계획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한은이 국고채 단순매입에 빠르게 나서기에는 어렵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3차 추경까지 편성되면서 올해 국채 발행한도는 본예산 기준 130조2000억원에서 167조8000억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3차 추경 편성으로 국채 공급물량이 늘어나면 수급불균형이 발생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국채 공급이 늘면 채권금리는 상승(채권가격은 하락)한다. 이에 연동된 기업과 가계의 자금조달비용이 높아지는 구축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유동성 공급대책의 일환으로 한은이 국채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28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3차 추경에 따른) 수급불균형에 따른 시장불안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장기금리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 국고채 매입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한은이 국채매입에 신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 한은에는 국채매입 등 비전통적 정책수단 도입에 앞서 실효하한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존재한다.

실효하한은 통화정책이 유효한 금리 하한선이다. 현재 기준금리인 0.50%를 실효하한으로 본다면 추가적 금리인하는 불가피한 만큼 유동성 공급대책으로 국채매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반면 실효하한을 0.25% 또는 0% 수준으로 본다면 국채매입 카드를 쓰기 전에 통화정책적 대응이 가능한 만큼 국채매입에 신중할 수 있다는 의미다. 5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도 한은 집행부는 대규모 국고채 매입에 나서기 전 금통위 내에서 기준금리 실효하한에 대한 컨센서스 도출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보였다.

현실적으로는 국채매입이 마지막 유동성 공급 카드라는 점에서 한은이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코로나19 2차 유행이나 미·중 무역분쟁, 북한과의 긴장 고조 등 하반기 경기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그렇다고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에 거의 도달한 상황에서 통화정책 카드를 쓸 수 없다. 이 때문에 국채매입이 유동성 공급의 마지막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한은은 국채매입에 나선다고 언급하면서도 실제 규모나 매입 시기 등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다.
시장에서도 한은이 국채매입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이 국채매입에 나선다고 메시지는 내고 있지만 행동은 보이지 않고 있다"며 "한은이 행동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추가 완화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2차 확산 등과 같은 트리거가 있지 않으면 한은은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