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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질환처럼 약물로 관리… 美·유럽선 1차 치료제로 권고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HIV 치료제 '도바토'

만성질환처럼 약물로 관리… 美·유럽선 1차 치료제로 권고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만성질환처럼 약물로 관리… 美·유럽선 1차 치료제로 권고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IV)는 후천성 면역결핍 증후군(AIDS)을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를 말합니다. 세계적으로는 감염자수가 줄고 있는 추세지만 국내에서는 성을 금기시하는 문화 특성상 신규 감염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HIV 감염은 완치가 불가능하고 효과적인 백신이 없습니다. 하지만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처럼 약물로 관리가 가능한 질환이 됐습니다. 이제 전염이 됐다고 반드시 죽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해 병의 진행을 늦추고 생존기간이 연장됐습니다. 약을 잘 복용하고 여러 기회감염 치료만 잘 받으면 80%의 사망위험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약물 복용 등 적절히 치료만 이뤄지면 평생 비감염인과 같은 일상생활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최근 GSK는 차세대 HIV 치료제인 '도바토(돌루테그라비르 50mg, 라미부딘 300mg·사진)'을 출시했습니다.

GSK의 HIV 전문기업 비브헬스케어가 개발한 도바토는 지난 3월 국내 허가됐으며 최근 건강보험 급여 목록에 등재됐습니다. 도바토는 1일 1회 1정 복용하는 돌루테그라비르(DTG)와 라미부딘(3TC) 등 두 성분으로 된 신규 감염인 및 기존 치료제 경험 감염인을 위한 첫 2제요법 단일정입니다.

비브헬스케어 잔 반 바이크는 "최근 HIV 치료제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감염인들의 기대수명이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에서는 감염인 연령대가 20~30대로 젊어지고 있어 장기 복용의 다중약물요법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HIV 치료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GSK와 비브헬스케어는 임상에서 ARV 약물의 개수를 줄이거나 혹은 용량을 줄이거나 PK 부스터 사용을 중단하는 등 수많은 전략을 검토했습니다.

도바토는 신규 성인 HIV 감염인 14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글로벌 3상 임상시험인 GEMINI 1, GEMINI 2를 통해 기존 3제요법(돌루테그라비르, 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 푸마르산염, 엠트리시타빈) 투여군 대비 동등한 항바이러스 효과 및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모든 치료군에서 바이러스학적 실패를 보인 환자 가운데 치료로 인한 내성이 나타난 경우도 한 건도 없었습니다.


글로벌 임상 결과를 근거로 최근 미국 보건복지부(DHHS), 유럽에이즈임상학회(EACS) 등 주요 HIV 치료 가이드라인 또한 2제요법인 도바토를 1차 치료제로 권고하는 것으로 개정됐습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HIV 누적 감염자는 총 1만2112명이며, 2019년 신규 감염이 996명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신규 HIV 감염인의 연령대는 20대가 32.8%로 가장 많았으며, 30대(27.2%), 40대(17.5%) 순이었습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