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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돌풍에 혼술 열풍… 하이트진로 주가 시원한 질주 [포춘클럽 라운지]

하이트진로
테라·진로, 출시 400일만에 11억병
맥주시장 점유율 1위와 격차 좁혀
2분기 영업이익 289% 증가 예상
호실적에 주가 10년만에 4만원대

‘테슬라’돌풍에 혼술 열풍… 하이트진로 주가 시원한 질주 [포춘클럽 라운지]

하이트진로가 청정라거 '테라'와 소주의 원조 '진로'의 시장 안착을 바탕으로 기업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올해 맥주부문의 흑자전환, 소주시장의 확대를 통한 큰 폭의 실적개선이 기대된다. 1·4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선데 이어 6월에는 '테슬라(테라+참이슬)' 열풍과 혼술족 증가 등으로 주가가 10년 만에 처음으로 4만원을 넘어 한때 장중 4만7000원을 찍기도 했다.

테라, 진로 성공에 신용등급 상향

1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최근 신용등급 A0와 등급전망 '안정적'을 받았다. 지난해 6월 맥주부문의 실적부진 등을 이유로 등급전망이 '부정적'이라는평가를 받았으나 1년 만에 '안정적'으로 재평가받은 것이다. 이에 지난달 800억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는 3배가 넘는 2780억원의 기관 자금이 몰렸다. 지난해 출시한 맥주 신제품 '테라'와 소주 '진로'가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면서 유의미한 실적개선을 이뤄낸 덕분이다.

하이트진로는 올해도 테라의 돌풍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코로나19 등 어려운 상황에도 혼술 트렌드 등 가정용 시장에 집중하면서 주류업계 대표기업으로서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테라는 5월 말 기준(출시 438일) 8억6000만병이 판매됐다. 1초당 22.7병(330ml 기준)을 판매한 셈이다.

지난해 폭발적 인기를 누린 진로도 올해 소비자 접점에서 브랜드 활동을 지속하며 '참이슬'과 함께 소주시장에서 리딩 브랜드로 입지를 구축할 방침이다. 진로는 1970~80년대 블루톤의 진로 라벨과 병을 기반으로 과거 디자인을 복원, 재해석한 소주의 원조 브랜드다. 향수를 불러 일으키면서 중장년층은 물론 20~30대에서 호응을 얻으며 뉴트로 감성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진로는 5월 말 기준(출시 400일째) 3억병이 판매됐다. 하이트진로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품귀현상을 빚자 지난해 10월 생산라인을 확대해 공급을 안정화하기도 했다. 진로는 출시 후 지속된 해외시장의 요청에 응해 이달부터 일본, 미국, 중국 등 7개국에 수출하며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을 발돋움하고 있다.

주가 장기 상승구간 초입 진입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테라의 고공행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경쟁사와의 점유율 격차가 4%포인트로 좁혀져 1위 탈환이 멀지 않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가 역시 2010년 1월 이후 10년 만에 4만원을 탈환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하이트진로에 대해 2·4분기 큰 폭의 이익 개선세를 보여줄 것으로 판단했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4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89.7% 증가한 413억원으로 예상한다"며 "매출 증가를 통한 마진율 개선과 유흥시장 부진에 따른 상대적 판촉 강도 하락에 따른 이익 개선 덕분"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유흥시장의 부진이 길어지는 상황에서도 시장점유율 상승세는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박 연구원은 "지난 5월 테라의 월간 판매량은 300만박스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지난 1·4분기 월 200만박스 수준과 비교해도 100만박스 이상의 성장세"라고 분석했다.

DB금융투자는 하이트진로에 대해 시장지배력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진단했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4~5월 국내 맥주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15% 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코로나19 영향이 완화되면서 유흥-가정용 판매비중이 위기 전 수준으로 회복중"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성수기로 진입하는 2·4분기부터 하이트진로의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2·4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5869억원과 37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1.92%, 251.8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2013년 이후 적자였던 맥주사업이 올해부터 턴어라운드할 것"이라며 "전년 수준의 마케팅 비용투입에도 판매량 증가에 따른 매출 증가, 마산공장 설비 전환에 따른 가동률 상승 덕택"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테라는 대한민국 대표 맥주를 표방하면서 출시한 만큼 올해도 테라 만의 감성과 청정함을 전달할 수 있도록 소비자와의 접점에서 통합마케팅을 적극 펼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