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김여정, 연내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에는 일축...비핵화에는 여지남겨

김여정, 연내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에는 일축...비핵화에는 여지남겨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10일 연내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나 비핵화 의지가 있다는 입장을 유지, 북미관계의 여지는 남겨놨다.

김 제1부부장은 이날 담화를 발표, "어디까지나 내 개인의 생각이기는 하지만 모르긴 몰라도 조미(북미)수뇌회담과 같은 일이 올해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정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판단과 결심에 따라 어떤 일이 돌연 일어날지 그 누구도 모르는 일"이라고 말해 북미정상간 원만한 관계유지를 염두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연내 북미 정상회담이 미국 측에나 필요한 것이지 우리에게는 무익하다"고 단호하게 잘라 말한뒤 "그런 회담으로 그나마 유지되여오던 수뇌들 사이의 특별한 관계까지 훼손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북한이 현 상황에서 북미관계를 송두리째 뿌리칠 수 없는 입장을 내비친 대목으로 풀이된다.

또 "쓰레기 같은 볼턴(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예언한 것이기 때문에 절대로 그렇게 해줄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볼턴은 오는 10월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었다.

이와함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9일(현지시간) "북한과 비핵화 대화를 매우 원한다"면서 '고위급 지도자들'이 다시 만날 가능성을 제기했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들 발언이 나온지 6시간 만에 보인 북측의 반응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언론 인터뷰에서 3차 북미 정상회담에 긍정적인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같은 입장과는 달리 김 제1부부장은 북한에 비핵화 의지가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우리는 결코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지 못한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며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자면 우리의 행동과 병행하여 타방(상대방)의 많은 변화, 즉 불가역적인 중대조치들이 동시에 취해져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상기시킨다"고 했다.

그는 특히 올해가 지나 북미 정상회담 재개될 경우, 지난해 2월 노딜로 끝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논의됐던 '영변 폐기-일부 제재 해제' 카드를 재논의할 생각이 없음도 분명히 했다. 11월 미 대선이후의 차기 행정부와 협상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제1부부장은 "나는 '비핵화조치 대 제재해제'라는 지난 기간 조미협상의 기본주제가 이제는 '적대시 철회 대 조미협상 재개'의 틀로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하노이 회담탁에 올랐던 일부 제재 해제와 우리 핵개발의 중추신경인 영변지구와 같은 대규모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를 다시 흥정해보려는 어리석은 꿈을 품지 않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북한의 군사적 행위와 관련, "미국은 대선 전야에 아직 받지 못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게 될까봐 걱정하고 있을 것"이라며 "전적으로 자기들이 처신하기에 달려 있다", "우리를 다치지만 말고 건드리지 않으면 모든 것이 편하게 흘러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제1부부장은 현재 북미 사이에 군사적 긴장이 생기지 않는 이유에 대해 "우리 위원장 동지와 미국 대통령간의 특별한 친분관계가 톡톡이 작용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북미 정상 간 친분을 언급했다.

특히 "위원장 동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에서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원한다는 자신의 인사를 전하라고 하시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며칠 전 TV 보도를 통해 본 미국 독립절 기념행사에 대한 소감을 전하려고 한다"며 "가능하다면 앞으로 독립절 기념행사를 수록한 DVD를 개인적으로 꼭 얻으려 한다는데 대하여 위원장 동지로부터 허락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dikim@fnnews.com 김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