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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 건강의 적? 폐지방 활용해 치료제·의료기기 만든다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폐지방, 첨단 바이오 소재로 각광
폐지방 속 콜라겐 추출
이식용 뼈·인공혈관 등
의료기기 신제품 개발에 활용

지방은 건강의 적? 폐지방 활용해 치료제·의료기기 만든다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흔히 지방은 '건강에 나쁘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게 됩니다. 물론 지방은 현대인의 만성질환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고칼로리·고지방 식이로 인해 체내에 지방이 과도하게 쌓이면 비만, 성인병 등의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방이 건강을 해치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365mc 안재현 대표병원장은 "지방은 인간의 생명 유지와 신진대사에 꼭 필요한 영양소"라며 "최근에는 인체에서 나온 폐지방을 첨단 바이오 소재를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말 많고 탈 많은 지방에 대한 약간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방은 뇌와 신경세포를 포함 모든 세포막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입니다. 신체 내부의 장기를 외부충격으로부터 보호하며, 물보다 열전도율이 낮아 체온 유지에 관여합니다.

필수지방산은 신체의 성장과 여러 가지 생리적 정상 기능 유지에 필요합니다. 또 1g당 4㎉의 에너지를 만드는 탄수화물이나 단백질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아 1g당 9㎉를 생산합니다. 식욕을 당기게 하는 역할도 합니다.

안 대표병원장은 "일부 지질 성분은 독특한 질감과 향미를 가져 음식 맛을 증진시키는 효과를 나타낸다"며 "또 지질은 탄수화물이나 단백질보다 위장관을 느리게 통과해 포만감을 줘 무분별한 과식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지방은 너무 많아도, 너무 적어도 문제가 됩니다. 지방을 과다 섭취했을 때 결과에 대해서는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체내에 지방이 축적되면서 비만해지고 심장병, 심장마비,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집니다.

반대로 지방이 너무 적으면 피부가 건조해지고, 쉽게 피로해지며, 면역력이 떨어져 외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안 대표병원장은 "특히 뇌는 60%가 지방으로 이뤄져 있어 지방이 부족하면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지고 종종 뇌세포가 손상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최근에는 인체에서 뽑아낸 폐지방이 고부가가치를 가진 첨단 바이오 소재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비만 특화 의료기관인 365mc에 따르면 2018년 1~12월 지방흡입을 통해 추출한 인체 폐지방 32t의 가치는 3조1104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폐지방에서 추출 가능한 세포외기질, 히알루론산, 지방줄기세포, 엘라스틴 등은 신체 조직재건 이식재 및 인공피부, 관절염치료제 등 재생의학 분야에 두루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에 국내에서도 폐지방을 활용한 바이오 소재 연구개발이 활성화될 전망입니다. 지난해 7월 전국 7곳에 세계 최초의 '규제자유특구'가 생겼습니다.

규제와 제약 없는 혁신 기술 개발로 국가의 신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대구시는 지난 24일 '대구 스마트 웰니스 규제자유특구'에서 스마트 임상시험 플랫폼 실증과 인체유래 콜라겐 적용 의료기기 상용화플랫폼 구축사업 실증에 착수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법규상 전량 폐기처분해야 했던 인체 폐지방으로 콜라겐 원자재를 생산하고 이식용 뼈, 인공혈관 등 의료기기 신제품을 개발해 고부가가치의 바이오 신성장동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에 지방흡입 시술 후 버려졌던 폐지방에 정부, 지자체,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지방은 건강의 적? 폐지방 활용해 치료제·의료기기 만든다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안재현 365mc 대표병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