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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의 꿈 유니콘? "우린 엑시콘 꿈꾼다" [이슈 분석]

스타트업 얼마나 알고 있니? 다양한 유니콘 용어들

스타트업의 꿈 유니콘? "우린 엑시콘 꿈꾼다" [이슈 분석]
"처음 들어보는 기업인데 기업가치가 1조원이 넘는다고?"

스타트업에 관심이 적은 이들에게 '유니콘' 기업을 설명하다 보면 종종 이런 반응을 보이곤 한다. 유니콘은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을 말한다. 정보기술(IT) 중심의 스타트업은 당장 매출이 작아도 높은 성장성과 잠재력을 보인다면 빠르게 기업가치를 올릴 수 있다. 다만, 스타트업이 꿈꾸는 유니콘과 관련한 용어는 훨씬 더 다양하다.

미니콘부터 헥토콘까지


3일 업계에 따르면 유니콘 보다 기업가치가 더 큰 스타트업은 데카콘(Decacorn), 퀸콰긴타콘(Quinquagintacorn), 헥토콘(Hectorcorn) 등으로 불린다. 머리에 뿔이 10개 달린 상상 속 동물을 말하는 '데카콘'은 기업 가치가 100억 달러(약 10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을 의미한다. '퀸콰긴타콘'은 500억 달러(약 50조원) 이상이다. 50을 뜻하는 라틴어 'Quinquaginta'에서 가져왔다. 우버가 처음으로 퀸콰긴타콘이 되면서 '우버콘(Ubercorn)'이라고도 불린다.

헥토콘은 1000억 달러(약 100조원)의 가치를 지닌 스타트업을 말한다. 100을 뜻하는 '헥토(Hecto)'와 유니콘의 '콘'이 결합된 말로 데카콘의 10배, 유니콘의 100배다. 영상 기반 SNS 틱톡을 운영하는 중국의 바이트댄스가 올해 6월 전세계 최초로 헥토콘이 됐다.

유니콘 보다 작은 스타트업을 뜻하는 용어도 있다. 기업가치 100만달러(10억)를 넘기면 '미니콘(Minicorn)'이다. 시리즈A인 시드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이라면 대부분 미니콘을 넘긴다. 또한 차세대 유니콘을 뜻하는'수니콘(Soonicorn)'도 있다.'곧(Soon)' 유니콘이 될 기업이라는 말이다. 한국에선 중소벤처기업부가 미니콘과 수니콘을 각각 '아기 유니콘'과 '예비 유니콘'으로 명명했다.

유니콘에 집착할 필요 없어


VC업계에선 "스타트업이나 벤처 당국의 목표가 '유니콘 숫자 늘리기'가 돼선 안 된다"고 말한다. 업계에서 유니콘은 엑시콘(Exitcorn)이 돼야 성공했다고 보는데다, 잘 나가던 유니콘이 한순간에 유니콥스(Unicorpse)로 전락할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엑시콘은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을 통해 회수(Exit)에 성공한 유니콘을 뜻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엑시콘이 된 스타트업이 배달의민족을 운영했던 우아한형제들이다. 지난 2018년 유니콘으로 거론되고, 지난해 말 40억 달러(약 4조7000억원)에 인수됐다.

유니콥스는 유니콘과 시체(corpse)의 합성어로, 유니콘으로 꼽혔지만 이후 가치가 급락한 스타트업을 말한다. 중국의 공유 자전거 스타트업 오포(ofo)는 지난 2017년 유니콘 대열에 들어섰지만 현재는 부채도 청산하지 못하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국내에선 옐로모바일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4년 유니콘으로 등재됐지만 인수회사와 송사에 휘말리며 청산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VC업계 관계자는 "중기부에서 2022년까지 유니콘 20개를 육성하겠다고 하지만, 옐로모바일은 유니콘 리스트에 넣어 놓고 배달의민족은 빼버린 건 아이러니"라고 지적했다.

유효상 숭실대학교 교수는 "유니콘이 목표가 돼선 안 된다"며 "스타트업들이 빠르게 엑시트 하고 재창업과 재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