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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17년' 재수감 이명박 말 없이 자택 출발…서울중앙지검으로

'징역 17년' 재수감 이명박 말 없이 자택 출발…서울중앙지검으로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명박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경찰이 경비에 나서고 있다.징역 17년이 최종 확정된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동부구치소에 재수감된다. 2020.11.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자동차부품업체 다스(DAS)의 자금 수백억원을 횡령하고 삼성에서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17년형이 확정된 이명박 전 대통령(79)이 2일 오후 차량을 타고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을 출발했다. 따로 마지막 메시지를 남기지는 않았다.

이날 오후 1시47분께 이 전 대통령은 제네시스 차량을 타고 자택을 나서 서울중앙지검으로 향했다. 이 전 대통령은 오후 2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검찰 호송차를 타고 서울동부구치소에 재수감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택을 나서며 마지막 메시지를 던질지에도 관심이 모였으나 별도 발언 없이 검찰로 향했다. 앞서 이 전 대통령 측은 이날 통화에서 자택 앞 회견도 서면 메시지도 없다면서 "지난번에 입장은 다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직후 "법치가 무너졌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오후 1시30분 무렵부터는 친이계 인사들이 집 밖으로 나와 배웅길에 나섰다. 이은재 전 의원, 김문수 전 지사,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 강훈 변호사, 맹형규 전 장관, 정병국 전 의원, 권성동 의원, 이동관 전 언론특보, 유인촌 전 장관 등이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앞서 정오 무렵부터 경호처 직원들의 안내로 자택 안으로 들어서며 별도의 말은 하지 않았다.

태극기가 게양된 자택 문 앞에는 대통령 경호처 직원들이 일렬로 서서 출입을 통제했다. 경찰도 자택 주변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골목 안으로 진입하는 차량의 신원을 확인하며 출입을 통제했다.

자택 앞에는 진보성향의 단체 동해일출선봉대와 유튜버들이 이 전 대통령의 수감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현수막과 화환리본을 설치했다. 이 단체 회원은 간간이 "법치주의 죽었다고 망언하지 마라" "이명박 대국민 사과하라"라는 구호를 큰 목소리로 외치기도 했다. 이들은 폴리스라인을 넘어서며 경찰과 여러 차례 작은 충돌을 빚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 유튜버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경제 살리고 국격 높인 이명박 대통령 석방하라'는 내용이 담긴 피켓을 자택 앞에 설치했다. 진보 성향의 유튜버와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지난 10월2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다스 자금 등 횡령, 삼성그룹 등 뇌물, 이 전 대통령 정치자금법 위반 각 공소사실 중 일부를 유죄로 본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직권남용, 일부 다스 법인세 포탈의 각 공소사실을 무죄로 본 것도 틀리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 전 대통령은 앞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약 1년간 구치소에 수감된 바 있어 남은 수형기간은 16년 정도다. 사면이나 가석방이 되지 않을 경우 95세인 2036년 형기를 마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