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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구치소로…"구속할 순 있지만 진실 가둘 수 없어"(종합2보)

MB 구치소로…"구속할 순 있지만 진실 가둘 수 없어"(종합2보)
이명박 전 대통령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차량을 타고 있다. 2020.11.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한유주 기자,서미선 기자,박승희 기자,류석우 기자 = 자동차부품업체 다스(DAS) 자금 수백억원을 횡령하고 삼성에서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17년형이 확정된 이명박 전 대통령(79)이 2일 오후 다시 서울동부구치소로 향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출석 전 "너무 걱정 마라. 수형생활 잘 하고 오겠다"며 "나는 구속할 수 있어도 진실을 가둘 수는 없다는 믿음으로 이겨내겠다"고 말했다고 그의 변호인인 강훈 변호사는 전했다.

강 변호사는 "집에서 검찰청으로 이동하는 도중 '하고 싶은 말 있으면 기자들에게 올리겠다'고 말씀드리니 댁에서 하셨던 이 말을 남겼다고 전해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1시47분께 검은 제네시스 차량을 타고 자택을 나선 이 전 대통령은 오후 1시59분께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이 전 대통령이 탄 차량 주변으로는 검은색 경호차량이 배치됐다.

이 전 대통령 출발 전부터 중앙지검 현관과 지하주차장 출입구, 법원삼거리 쪽 주차장엔 경찰 및 취재진 수십여명이 몰렸다. 다만 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나 그의 수감을 환영한다는 비판세력 등은 보이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은 지하주차장으로 곧장 들어가 취재진 노출을 피했다.

검찰청사 안에서 검찰 예규에 따라 신원, 건강상태 등 확인을 거치고 형집행 관련 내용을 고지받은 이 전 대통령은 5분도 안 돼 차량만 검찰이 제공하는 검은 그랜저로 갈아타고 동부구치소로 출발했다.

검찰 출석 때와 마찬가지로 동부구치소 이송 때도 경호차량이 붙었고, 그랜저 안엔 이 전 대통령과 검사 1명과 수사관 1명, 기사 1명 등 4명이 탔다.

중앙지검 담당부서는 특별공판 2팀으로, 수사를 담당했던 인원들이 이 전 대통령과 함께 차량에도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용했던 중앙지검 주변과 달리 이 전 대통령 자택 인근은 지지자들과 반대파들로 시끄러웠다.

이날 오전부터 이 전 대통령 집으로 모여든 측근들은 오후 1시30분께 집 밖으로 나와 배웅길에 나섰다. 이은재 전 의원, 김문수 전 지사, 강 변호사, 맹형규 전 장관, 정병국 전 의원, 권성동 의원, 이동관 전 언론특보, 유인촌 전 장관 등이다.

태극기가 게양된 자택 문 앞에는 대통령 경호처 직원들이 일렬로 서서 출입을 통제했다. 경찰도 자택 주변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골목 안으로 진입하는 차량의 신원을 확인하며 출입을 통제했다.

자택 앞에는 진보성향의 단체 동해일출선봉대와 유튜버들이 이 전 대통령의 수감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현수막과 화환리본을 설치했다. 이 단체 회원은 간간이 "법치주의 죽었다고 망언하지 마라" "이명박 대국민 사과하라"라는 구호를 큰 목소리로 외치기도 했다. 이들은 폴리스라인을 넘어서며 경찰과 여러 차례 작은 충돌을 빚었다.

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 유튜버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경제 살리고 국격 높인 이명박 대통령 석방하라'는 내용이 담긴 피켓을 자택 앞에 설치했다. 진보 성향의 유튜버와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지난 10월2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전 대통령은 앞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약 1년간 구치소에 수감된 바 있어 남은 수형기간은 16년 정도다. 사면이나 가석방이 되지 않을 경우 95세인 2036년 형기를 마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