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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피부 대신 유륜 부위 절개… 육안으로는 흉터 잘 안보여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유방암 '유륜 절개 수술법'
ICG 피부혈행조영술 병행해
괴사·합병증 위험도 최소화

가슴 피부 대신 유륜 부위 절개… 육안으로는 흉터 잘 안보여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유방암은 국내 여성에게 발생하는 전체 암 중 가장 흔한 암입니다다. 지난해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새롭게 발생한 여성 유방암 환자는 2만2300명(남성 95명)으로 전체 여성암의 20.3%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는 젊은 환자가 많습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40대가 32.4%로 가장 많았고 50대 30.1%, 60대 17.5%입니다.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은 다른 암에 비해 높습니다. 유방암 환자 중 0기 환자의 10년 전체생존율은 95.4%에 달하며, 1기 환자 또한 92.7%나 됩니다.

이 때문에 최근 유방암 수술을 할 때 가슴 모양을 유지하기 위해 보형물이나 자가 지방을 넣는 '유방 복원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유방 복원술을 시행하더라도 가슴 피부 위 10㎝ 넘는 흉터가 남거나 가슴 양쪽이 비대칭이 되는 사례가 많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유방암 수술을 할 때 가슴 피부 대신 유륜 부위로 절개하는 '유륜 절개 수술법'이 도입되면서 흉터부담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었습니다.

이 수술법은 갈색 피부 위를 절개하기 때문에 육안으로는 흉터가 보이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 유륜 절개 수술을 할 때 'ICG 피부혈행조영술'을 병행합니다. 이 방법으로 혈액의 흐름을 관찰, 혈액의 흐름이 좋지 않으면 피부가 아닌 유방 근육 아래 보형물을 삽입하거나 피부 괴사가 예측되는 부분을 미리 절제하는 등의 방법을 이용해 피부 괴사를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우경제 이대목동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ICG 피부혈행조영술은 주사를 통해 조영제를 주입하고 약 3분 간 피부의 혈액 순환을 관찰하는 것"이라며 "피부혈행 조영술을 동반한 유륜 절개 수술법은 피부괴사와 합병증 위험을 최소화하며 눈에 보이는 흉터는 거의 남기지 않는 안전한 수술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유륜 절개 수술법을 이용한 환자와 일반적인 절개를 통해 흉터가 남은 환자의 결과를 비교했을 때, 피부 괴사나 합병증 가능성 측면에서 두 환자군 모두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대목동병원 성형외과 우경제·박진우 교수-외과 임우성 교수 연구팀은 2년 간 수술 받은 유방암 환자 60여 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피부 괴사나 합병증 위험 측면에서 일반 절제술과 차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연구는 최근 SCI급 저널인 '그랜드 서저리' 10월 호에 게재됐습니다.

임우성 이대여성암병원 유방암·갑상선암센터장은 "일반 유방암 수술에 비해 유륜 절개 수술법은 수술할 수 있는 공간이 절반 정도여서 고도로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며 "유방 꼬리 부분 지방 조직과 유방 밑 주름 조직을 잘 보존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말했습니다.

또 연구팀은 척수 신경 가운데 늑골 부분에 분포하는 신경인 '늑간신경'을 차단하는 시술을 유방암 수술 후 복원수술 시 동시에 시행하면 가슴 부위 통증이 감소된다는 연구결과를 올 6월 SCI급 국제 학술지에 발표한 바 있습니다.

정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