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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구강내시경 수술, 목소리 유지되고 목 흉터 안남아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입 안 점막에 구멍 3개로 암 제거

갑상선암 구강내시경 수술, 목소리 유지되고 목 흉터 안남아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목 앞쪽에 위치한 갑상선은 인체 내 모든 조직에 영향을 주는 호르몬분비기관입니다. 갑상선이 기능을 잃고 제 역할을 못하게 되면 체온 유지를 비롯해 신체 대사의 불균형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한 갑상선에 암이 생기면 비록 대부분의 경우 진행속도가 느리지만 건강과 생명에 큰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갑상선건강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갑상선암은 목의 이물감 혹은 쉰목소리 등의 증상이 동반되어 진단되는 경우도 있지만 특별한 증상 없이 건강검진 과정에서 시행한 초음파로 발견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전에는 갑상선암을 목의 아랫부분 피부를 절개해 수술로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갑상선암 환자의 대부분이 여성이므로 목 부분에 흉터가 남는다는 것을 꺼려했습니다.

최근에는 구강을 통해 흉터 없이 갑상선암을 치료하고 있습니다. 갑상선암 구강내시경 수술은 피부절개 없이 입 안의 점막에 3개의 구멍을 내고 내시경을 삽입해 수술하는 신개념 수술법입니다. 이 수술법은 국내에서는 은평성모병원 박준욱 교수팀이 지난 2016년 처음 시행했습니다.

또 갑상선암 구강내시경으로 갑상선암을 수술할 경우 환자들의 목소리도 안전하게 보존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이비인후과 박준욱 교수팀은 기존 수술법과 구강내시경 수술법으로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음성을 비교 분석한 결과 두 수술법 간에 수술 후 음성기능 보존에는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교수는 자신이 직접 집도한 기존 수술법 수술 환자 38명과 구강내시경 수술 환자 44명을 대상으로 수술 전부터 수술 1달 후까지 설문조사와 음성 검사, 영상 후두 촬영 등을 통해 환자들의 음성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수술 전후의 음성기능 차이를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노래를 부를 때 필요한 고음 발성(high pitch)에서 구강내시경 수술 그룹과 기존 수술 그룹 간에 통계적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반적인 음성 변화에 있어서도 두 그룹 간에 차이점은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구강내시경 수술을 선택했을 때 목소리의 기능, 특히 고음 발성 변화에 대한 연구가 없어 목소리 변화에 대한 환자들의 걱정과 우려가 있었습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구강내시경 혹은 로봇 수술을 통해 피부 상처 없이 갑상선암 수술을 함과 동시에 환자들의 목소리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박 교수는 "가수, 방송인, 교사, 상담가 등 전문적인 목소리 사용자들이 갑상선암 수술 후 음성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수술 전후의 성대 상태 확인 및 수술 중 후두신경 보존, 음성 재활 치료 등을 병행할 수 있는 전문적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