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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스타 3인방, 한파보다 추운 ‘연봉 삭감’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이대호, 프로 데뷔후 처음 깎여
박병호, 연봉 20억서 5억 반납
오승환, 불안한 성적에 1억 삭감
올 우승으로 반전 계기 노려야

간판스타 3인방, 한파보다 추운 ‘연봉 삭감’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간판스타 3인방, 한파보다 추운 ‘연봉 삭감’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박병호/뉴시스

간판스타 3인방, 한파보다 추운 ‘연봉 삭감’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이대호/뉴스1

간판스타 3인방, 한파보다 추운 ‘연봉 삭감’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오승환/뉴스1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셋 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간판 스타들이다. 국내 무대를 떠나 메이저리그 경험을 공유한 보기 드문 투·타자들이다. 이번 겨울 이들에겐 원하지 않았던 교집합이 새로 생겼다.

연봉 삭감이다. 세 명 모두 팀에서 가장 큰 폭으로 연봉 삭감을 당했다. 이대호(39·롯데)는 2년 24억원(우승 옵션 2억원 제외)에 계약했다. 2년 합계가 2020년 1년치 연봉(25억원)에 못 미친다.

그나마 계약에 어려움이 예상됐으나 신세계의 전격적인 SK 구단 인수에 따른 덕을 다소 보았다. 신세계와 야구 판에서 '유통 대전'을 벌여야 하는 롯데그룹 차원의 개입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2001년 프로야구 입문 이래 롯데-오릭스-소프트뱅크-시애틀을 거치면서 이대호의 연봉이 깎인 것은 처음이다.

박병호(35·키움)도 연봉 한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박병호는 20억원에서 5억원을 반납했다. 박병호는 지난해 21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인 2014년(52개), 2015년(53개)과 비교하면 반 토막 났다.

복귀 후에도 43개(2018년), 33개(2019년)로 건재를 과시했다. 공인구의 반발력을 떨어뜨린 2019년 토종·외국인 타자 통틀어 유일하게 30개 이상의 아치를 그려냈다. 타율도 2018년(0.345), 2019년(0.280)에 비해 0.223으로 현저히 떨어졌다.

오승환(39·삼성)은 1억원의 연봉 삭감을 감수했다. 삼성 선수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이다. 12억원에서 11억원으로 내려앉았다. '끝판 대장' 오승환의 연봉이 줄어든 것은 두 번째다. 2011년 2억6000만원에서 2000만원 깎였다.

오승환은 해외 원정 도박으로 징계를 받아 지난해 6월 9일에야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 그렇더라도 끝판대장의 위용을 재현했더라면 삭감 대상에 이름을 올리진 않았을 것이다.

오승환은 오르락내리락거렸다. 7월엔 9경기 9⅔이닝을 던져 7점이나 내줬다. 평균자책점 6.52. 마무리 투수의 역할 수행에 의구심마저 들게 만들었다. 8월엔 1.86으로 반등했다가 9월 2.35로 불안불안했다. 10월에는 0.71로 가장 오승환다웠다. 2020년 최종 성적은 3승2패18세이브2홀드 2.64. 나름 안정된 성적이나 끝판대장의 명성에는 미치지 못했다. 세이브 기회를 날린 것도 네 차례나 됐다. 결국 1억원 삭감이라는 성적표를 손에 넣었다.

이들에겐 다른 점이 있다. 오승환의 손에는 5개의 우승 반지가 있다. 한쪽 손이 꽉 찬다. 2011년부터 3년 연속 삼성의 마지막 우승 순간을 책임졌다. 이대호는 지난해까지 15년을 롯데에서 뛰었다. 하지만 한 번도 우승을 맛보지 못했다.

박병호 역시 LG, 키움을 거치면서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이대호와 달리 3년의 해외 경험 동안에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이대호는 소프트뱅크 시절인 2014년과 2015년 우승을 맛보았다. 오릭스에서 이적하자마자 3년 만에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30대 후반의 프로야구 간판스타 세 명. 이들의 2021년 공통된 꿈은 우승이다. 이대호와 박병호는 첫번째, 오승환은 여섯번째 반지를 원한다. 이대호에겐 추가로 1억원의 보너스가 걸려 있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