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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추신수 영입해 판 키워라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신세계, 추신수 영입해 판 키워라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자유의 몸이 된 추신수. 사진은 텍사스 시절 모습. /사진=뉴시스
마쓰이 히데키와 스즈키 이치로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미국 현지 메이저리그 팬들의 뇌리엔 이치로가 더 강렬히 남아있다. 이치로는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거머쥐었고, 한 시즌 최다 안타(262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마쓰이는 메이저리그서 175개의 홈런을 때려냈지만 그런 선수는 흔하다. 이치로는 메이저리그서 3000안타(3089개)를 넘겼다. 홈런 수도 117개나 된다. ‘명예의 전당’ 입성이 당연시 되는 선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인들의 가슴 저편에는 마쓰이 쪽이 더 강렬하다. 마쓰이는 일본 문화·예술계 인물들에게 주는 최고의 영예인 ‘국민영예상’을 수상했다. 아쉽게도 이치로는 이 상을 받지 못했다.

일본의 국민영예상 역대 수상자 가운데는 영화감독 구로자와 아키라, 시드니올림픽 여자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다카하시 나오코, 피겨 영웅 하뉴 유즈루 등이 포함돼 있다. 야구선수 가운데는 오 사다하루(왕정치), 나가시마 시게오 등 4명만 이 상을 수상했다.

마쓰이는 요미우리와 메이저리그서 각각 10년간 활약했다. 2009년 뉴욕 양키스에서 월드시리즈 MVP를 차지했을 때 그의 나이 35살이었다. 양키스에서 7년을 뛴 후 이듬해부터는 매년 팀을 옮겼다.

2010년 LA 에인절스에서 21개 홈런을 때려낸 다음 현격히 파워가 줄어들었다. 친정팀 요미우리가 꾸준히 러브콜을 보냈으나 마쓰이는 요지부동이었다. 결국 38살이던 2012년 2개의 홈런 타구를 날린 후 은퇴했다.

마쓰이가 2011년 오클랜드로 가지 않고 일본 프로야구로 복귀했더라면 어땠을까. 일본 프로야구 팬들에겐 큰 선물이 됐을 것이다. 스타 부재로 애를 먹은 친정팀 요미우리로선 호박이 넝쿨째 굴러온 셈이고.

새삼 마쓰이 얘기를 한 이유는 추신수(39) 때문이다. 텍사스와의 7년 계약을 끝낸 추신수는 자유로운 몸이 됐다. 하지만 7년 1억3000만달러(1450억원)의 고액 선수였던 추신수와 눈높이를 맞출 구단이 쉽게 나타날지 의문이다.

39살의 외야수에게 기회를 줄 바엔 새 유망주 발굴에 주력하는 편이 낫기 때문이다. 연봉 책정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너무 후려치면 선수가 울상이고, 많이 달란다고 선뜻 줄 구단은 없다.

추신수에게 권하고 싶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 불꽃을 한국에서 태우면 어떨지. 메이저리그의 추신수는 사양길이지만 국내에 들어오면 얘기가 다르다. 폭발적 화제성은 물론 새로 구단을 매입한 신세계의 마케팅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신세계 구단에 요구하고 싶다. 추신수의 국내 복귀에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다. 가족 문제부터 연봉이나 선수의 장래 등 고려할 점이 한 두 가지겠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신수를 데려오면 대박이다.

신세계는 돔구장 건설 등 각종 청사진을 내보였다.
'중요한 곳보다 급한 곳을 먼저 두라'는 바둑 격언이 있다. 지금 신세계에 급한 곳은 돔구장보다 추신수 영입이지 싶다. 롯데 이대호와 신세계 추신수가 대결하는 경기를 지켜보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짜릿하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