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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행복한 고민 박상후와 진승현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파이낸셜뉴스]

삼성의 행복한 고민 박상후와 진승현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경북고 진승현.

경북고가 ‘제 8회 전국 명문고 야구열전’ 우승을 차지했다. 경북고 우승의 원동력은 박상후, 진승현 좌우 에이스와 공·수에서 발군의 기량을 보인 김상진(3루수)과 차재은(포수)을 들 수 있다.

이들 가운데 한 명이 2022 KBO리그 1차 지명서 삼성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구단이 투수를 택하는 비중이 높음을 감안하면 아무래도 박상후와 진승현으로 좁혀진다. 박상후는 왼손, 진승현은 오른 손 투수다. 삼성은 이들 가운데 누구를 찍을까.

박상후는 140㎞대 초반의 빠른공과 슬라이더, 커브를 구사하는 투수다. 공 끝이 좋아 홈 플레이트를 차고 들어온다는 평판을 듣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고와의 준결승전 주심을 맡아 본 황윤태 심판은 “공 끝의 움직임이 저렇게 살아있는 투수는 오랜만에 보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상후는 서울고 타선을 맞아 3이닝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 대회서 3경기 7⅓이닝을 던져 1실점만 기록했다. 박상후는 16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위력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10일 부산고와의 경기서는 1이닝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삼성의 행복한 고민 박상후와 진승현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서울고와의 준결승서 역투 하고 있는 박상후. 사진=박범준 기자

이 대회만 놓고 보면 진승현의 성적이 더 뛰어나다. 9이닝을 던져 12K 1실점(비자책). 특히 서울고와의 준결승서 1-3으로 뒤진 6회 2사 1,2루서 마운드에 올라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진승현은 이 대회 좋은 활약으로 최동원 투수상을 품에 안았다. 140㎞ 중반에 육박하는 빠른 공이 주무기다. 진승현은 진갑용 KIA 타이거즈 배터리 코치의 아들로 야구인 2세다.

삼성은 이전에도 좌우 투수를 놓고 선택의 갈림길에 놓은 적이 몇 차례 있었다. 대표적 사례가 이수민(삼성)-박세웅(롯데), 박세진(KT)-최충연(삼성)의 경우다. 삼성은 2014년 드래프트를 앞두고 이수민과 박세웅 두 투수 사이를 오락가락했다.

스카우트 팀 내부의 의견도 엇갈렸다. 둘 다 탐나는 투수들이었기 때문. 결국 한 경기 26탈삼진(10이닝) 신기록을 세운 좌투수 이수민을 선택했다. 두 번째는 우투수의 손을 들어 주었다.

2016년 같은 경북고의 두 투수 박세진과 최충연을 놓고 갈등하던 삼성은 후자의 가능성에 더 후한 점수를 주었다. 박세진의 안정감보다는 150㎞ 가까운 빠른 공을 구사하던 최충연의 잠재력을 더 높이 산 것.

이번에도 같은 학교 투수들 가운데 한 명을 골라야 한다. 투수 출신 이준호 경북고 감독은 둘 중 어느 투수의 손도 들어주지 않는다. 둘 다 좋은 투수라는 애매한 말로 비켜갔다. 왕년의 명투수이자 프로야구 스카우트를 지낸 주성노 전 넥센 이사는 “둘 다 비슷한 점수를 받을 것 같다.
아직은 초봄이어서 주말리그를 치러봐야 우열을 가릴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대회만 놓고 보면 진승현의 활약이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삼성은 지난 해 8위에 그쳐 연고지역 아닌 선수도 1차에서 지명권을 행사할 수 있다. 삼성의 방점이 누구의 이름 위에 찍히게 될까.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