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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쑥 큰 ‘경북고 좌·우’ 박상후·진승현… 삼성의 행복한 고민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야구열전 우승 이끈 ‘에이스 투수’
내년 삼성의 1차 지명 가능성 높아
‘좌’ 박, 살아있는 공끝 움직임 ‘호평’
‘우’ 진, 140㎞ 중반 빠른 공 주무기

쑥쑥 큰 ‘경북고 좌·우’ 박상후·진승현… 삼성의 행복한 고민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쑥쑥 큰 ‘경북고 좌·우’ 박상후·진승현… 삼성의 행복한 고민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14일 폐막한 제8회 전국명문고야구열전에서 역투하고 있는 경북고 박상후. 사진=박범준 기자
쑥쑥 큰 ‘경북고 좌·우’ 박상후·진승현… 삼성의 행복한 고민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진승현. 사진=박범준 기자
경북고가 제8회 전국명문고야구열전 우승을 차지했다. 경북고 우승의 원동력은 박상후, 진승현 좌우 에이스와 공수에서 발군의 기량을 보인 김상진(3루수)과 차재은(포수)을 들 수 있다.

이들 가운데 한 명이 2022 KBO리그 1차 지명서 삼성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구단이 투수를 택하는 비중이 높음을 감안하면 아무래도 박상후와 진승현으로 좁혀진다. 박상후는 왼손, 진승현은 오른손 투수다. 삼성은 이들 가운데 누구를 찍을까.

박상후는 140㎞대 초반의 빠른공과 슬라이더, 커브를 구사하는 투수다. 공끝이 좋아 홈 플레이트를 차고 들어온다는 평판을 듣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고와의 준결승전 주심을 맡아 본 황윤태 심판은 "공끝의 움직임이 저렇게 살아있는 투수는 오랜만에 보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상후는 서울고 타선을 맞아 3이닝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 대회서 3경기 7⅓이닝을 던져 1실점만 기록했다. 박상후는 16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위력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10일 부산고와의 경기서는 1이닝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 대회만 놓고 보면 진승현의 성적이 더 뛰어나다. 9이닝을 던져 12K 1실점(비자책). 특히 서울고와의 준결승서 1-3으로 뒤진 6회 2사 1, 2루서 마운드에 올라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진승현은 이 대회 좋은 활약으로 최동원선수상을 품에 안았다. 140㎞ 중반에 육박하는 빠른 공이 주무기다. 진승현은 진갑용 KIA 타이거즈 배터리 코치의 아들로 야구인 2세다.

삼성은 이전에도 좌우 투수를 놓고 선택의 갈림길에 놓인 적이 몇 차례 있었다. 대표적 사례가 이수민(삼성)-박세웅(롯데), 박세진(KT)-최충연(삼성)의 경우다. 삼성은 2014년 드래프트를 앞두고 이수민과 박세웅 두 투수 사이를 오락가락했다.

스카우트 팀 내부의 의견도 엇갈렸다. 둘 다 탐나는 투수들이었기 때문. 결국 한 경기 26탈삼진(10이닝) 신기록을 세운 좌투수 이수민을 선택했다. 두 번째는 우투수의 손을 들어 주었다.

2016년 같은 경북고의 두 투수 박세진과 최충연을 놓고 갈등하던 삼성은 후자의 가능성에 더 후한 점수를 주었다. 박세진의 안정감보다는 150㎞ 가까운 빠른 공을 구사하던 최충연의 잠재력을 더 높이 산 것.

이번에도 같은 학교 투수들 가운데 한 명을 골라야 한다. 투수 출신 이준호 경북고 감독은 둘 중 어느 투수의 손도 들어주지 않는다. 둘 다 좋은 투수라는 애매한 말로 비켜갔다. 왕년의 명투수이자 프로야구 스카우트를 지낸 주성노 전 넥센 이사는 "둘 다 비슷한 점수를 받을 것 같다.
아직은 초봄이어서 주말리그를 치러봐야 우열을 가릴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대회만 놓고 보면 진승현의 활약이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삼성은 지난해 8위에 그쳐 연고 지역 아닌 선수도 1차에서 지명권을 행사할 수 있다. 삼성의 방점이 누구의 이름 위에 찍히게 될까.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