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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지원금 등 도와주기식으론 청년 취업난 해결못해"

시민단체 ‘청년하다’ 류기환 대표
비정규직 일자리 취직해도
안정적인 삶 꾸릴 수 있는
사회 구조적 문제 해결 시급

[fn이사람] "지원금 등 도와주기식으론 청년 취업난 해결못해"
"열심히 노력해도 잘 먹고 잘 살 수 없다는 걸 청년들도 이제는 알죠."

시민단체 '청년하다'의 류기환 대표(사진)가 청년들의 고충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취업난과 빈부격차가 심해지면서 청년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것이다. 류 대표는 "지금 청년들이 겪는 문제는 개인의 잘못이 아닌 사회 구조적 문제"라며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대표는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민단체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대학생으로서 취업난에 대해 고민하던 그는 혼자 힘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걸 깨닫고 '청년하다' 활동을 하게 됐다고 한다. '청년하다'는 청년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연구, 행동하는 청년 시민단체다.

류 대표는 "요즘은 신입생들도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취업과 스펙으로 큰 압박감을 받는다"면서 "코로나19 여파로 취업 문턱은 갈수록 높아지는데 제때 취업하지 못하면 이후 삶이 팍팍해지는 걸 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류 대표는 취업시장의 문제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를 지목했다. 그는 "일자리라고 해서 모두 좋은 일자리가 아니지 않나"라며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으로 사회에 발을 들이면 다시는 대기업과 정규직으로 건너갈 수 없는 게 지금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소기업·비정규직 일자리에 취업해도 최소한의 미래를 그릴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면서 "이른바 2차 노동시장에서도 만족스러운 삶을 꾸릴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긴다면 취업 관련 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 대표는 취업난 등 청년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선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시적인 지원금을 제공하는 미봉책이 아니라 근로환경을 개선하고 사회적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취업난 등 청년들이 겪는 문제는 이들 세대로부터 비롯된 게 아니다"라며 "기성세대에서 만들어진 문제가 청년들에게 내려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당장 '경기가 침체되어 있으니까' '코로나로 어려우니까' 같은 도와주기식 접근 방식이 아니라 진정성을 갖고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전했다.

류 대표는 청년들이 체감하는 또 다른 사회적 문제로 부동산을 꼽았다.
끝없이 상승하는 부동산 가격과 멀어진 '내 집 마련'이 청년들에게 박탈감을 주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자취를 하는 대학생들은 학교를 다닐 때부터 방을 구하면서 천장만큼 높아진 집값을 실감하게 된다"며 "학교에서 가까워지거나 조건이 좋아질수록 월세는 높아져 스스로 해결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류 대표는 "열심히 노력하고 취업해도 평생 월세를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좌절감이 크다"며 "과거에는 열심히 일해서 내 집을 마련하며 자산을 축적했다면, 지금은 그렇게 성장하지도 않고 그런 성장이 가능하지도 않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