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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가정주부 “지난해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돈을 제대로 못 모았어요” [재테크 Q&A]

구체적인 재무계획, 한 달 말고 연간 단위로 세워라

40대 가정주부 “지난해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돈을 제대로 못 모았어요” [재테크 Q&A]

자녀 2명을 둔 40대 가정주부 A씨는 지난 한 해를 돌아봤다. 열심히 살아왔지만 재정적으로 이뤄놓은 게 없었다. 보험도 조정하고 저축 계획도 착실히 세웠는데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통장에 남편의 월급이 매달 찍히지만 뚜렷한 목표가 없이 그때마다 쓰고만 살아 돈은 손에 잡히지 않았다. 처음 시작한 투자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 했다. 사실 경기가 어려운 때에 현재 생활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지만, 가정 경제를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스스로 반성도 하게 됐다. 남편과 아이들도 돈 얘기를 꺼내면 잔소리로 들어 제대로 된 가족 회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A씨는 올해엔 저축이든 지출이든 명확한 계획을 세우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한 차례도 재무 상담을 받아보지 않아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다.

45세 A씨 가족의 월 수입은 580만원이다. 이외 별도 비정기 수입으로 연 1000만원이 수중에 들어온다.

총 지출 규모는 505만원으로 수입의 87% 가량을 차지한다. 교육비(70만원), 주택담보대출 원리금(60만원), 보장성보험료(50만원), 통신비(22만원), 기부금(5만원) 등 고정비가 207만원이다. 변동비로는 관리비(25만원), 식비 및 생활비(100만원), 교통비(20만원), 용돈(60만원) 등이 있다.

저축은 매달 93만원씩 하고 있다. 청약통장에 10만원, 적금으로 50만원, 연금저축에 33만원을 넣고 있다.

자산은 8억원 정도다. 소유하고 있는 주택이 7억원 상당이다. 이와 함께 청약(260만원), 예·적금(1500만원), 종합자산관리계좌(CMA, 300만원), 주식·펀드(3000만원), 연금저축(4300만원) 등을 가지고 있다. 부채로는 주택담보대출 5600만원이 있다.

금융감독원 측은 우선 1년 간 관리할 돈인 총 수입을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간 수입을 어림잡아 막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고정 수입과 비정기 수입을 구분하고 어느 정도 규모 자금을 운용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A씨의 경우 남편 월급 580만원과 비정기 수입 1000만원을 합하면 한 해 총 7960만원을 손에 쥔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부분 재무계획이라고 하면 가계부를 떠올리고, 매월 복잡한 수입·지출을 기록하며 관리해야 한다고 인식한다. 하지만 건강한 재무계획은 1개월이 아닌 1년 단위로 수립하는 것"이라며 "월 소득에서 생활비와 저축만 생각한 탓에 비상금을 마련하지 못해 지출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많다"고 짚었다.

이어 지출 종류를 구분할 것을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가계부를 쓰거나 신용카드 사용 내역을 보면서 다음 달엔 지출을 줄여야겠다고 다짐하지만 이 같은 패턴이 반복되면 결국 돈 관리를 포기하게 된다"며 "고정비는 줄일 수 없으나 식비나 교통비, 생활비 등 변동비는 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 △이벤트성 지출 △여행 △전자제품 교체 △의복비 등의 실시 여부 및 투입 금액 등을 사전에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게 금감원 측 권고다. A씨의 경우 수입 대비 높은 지출 비율(87%)을 낮출 필요가 있다.

저축 목표도 세워야 한다. 현재 A씨의 연 저축 가능 금액은 816만원인데, 식비를 매월 30만원, 여행·의복비를 연 330만원 줄여서 총 1500만원을 저축으로 돌리는 방법이 가능하다. 혹은 총수입 약 7000만원의 30~50%에 해당하는 2000만~3500만원을 미리 저축용으로 떼어놓고, 나머지 금액 안에서 지출 계획을 세우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새해를 맞아 첫 달에는 비상금을 마련을 위한 계획 수입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 고정비와 변동비 외 연간 비용들은 월급이 아닌 비상금에서 사용하는 게 용이해서다. 비상금이 없으면 매월 지출 흐름이 들쑥날쑥하게 된다. 저축 비율을 50~70%로 정했어도 비상금이 없으면 모아놨던 돈을 다시 꺼내 쓰는 복잡한 자금 구조가 형성돼버린다.

금감원에 따르면 A씨가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은 '통장 쪼개기'다.
단순히 저축 수준이 높은 것보다 소비 및 저축을 균형 있게 실시하는 게 바람직하다. △월급 통장(고정비·생활비·저축 목적의 이체에만 사용) △생활비 통장(월급통장에서 115만원만 이체해 사용) △용돈 통장(40만원만 이체해 사용) △비상금 통장(연 600만원 선저축 후 지출)으로 나누는 식이다.

인터넷 검색창에 파인을 입력하거나 금감원콜센터 1332(▶7번 금융자문서비스)로 전화하시면 무료 맞춤형 재무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