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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박꼬박 저축부터 하는데 왜 돈이 안 모일까요" [재테크 Q&A]

월급 절반이상 무조건 저축? 중도해지 위험만 키워

"꼬박꼬박 저축부터 하는데 왜 돈이 안 모일까요" [재테크 Q&A]

30대 직장인 A씨는 늘 열심히 저축을 하지만 돈이 모이지 않아 고민이다. 월급에서 적금액을 먼저 빠져나가게 해놨고 금리 우대 상품이 나오면 놓치지 않고 가입하고 있다. 지출이 증가한다 싶으면 이를 막기 위해 소액 적금이라도 하나 더 든다. 이에 언제나 월급 절반 이상은 저축에 쓰고 있는데, 정작 쌓인 돈은 없다. 그동안 소득을 정리해보니 세금을 제외하고도 1억원 정도 된다. 반면 모인 돈은 4000만원에 그친다. 적어도 5000만~6000만원이 수중에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던 A씨는 그 원인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은 A씨 사례와 같이 최선을 다해 저축을 하지만 그 노력에 비례해 돈이 모이지 않는 원인을 분석했다. 소득의 일정 부분을 미리 저축하고 돈을 쓰는 습관은 자산 축적을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이 방식을 충실히 따름에도 돈을 모으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진다'는 말이 있다. 잘못된 저축 습관, 불균형한 저축, 목적 없는 강제 저축 등으로 눈에 보이는 자산 축적에는 애쓰고 있으나 소득과 지출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돈이 야금야금 새어나가는 결과"라며 "더 벌어들인 소득은 쉽게 써버리고 재무목표 없이 마련된 돈은 흐지부지 사라지는 함정에 빠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A씨와 유사한 상황에 처해있다면 스스로의 저축 습관을 차근차근 점검해봐야 한다면서 저축 관련 고정관념을 7가지로 나누고 각각에 대해 유의해야 할 점을 제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우선 '월급의 절반 이상은 무조건 저축한다'는 명제를 짚어봐야 한다. 가장 좋은 습관이지만 이 규칙에만 몰두하게 되면 자칫 '강제 저축'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 매월 지출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턱대고 돈을 모은다면 습관이 오래 지속되지 못해 결국 중도 해지하거나 만기된 자금 일부를 지출 비용으로 쓰게 되는 결과를 맞을 수 있다는 뜻이다.

△금리우대 상품이 나오면 무조건 가입 △금리우대 상품 출시 전까지 적금 가입 연기 등도 되짚어봐야 할 저축 습관이다.

이 관계자는 "소득과 지출을 따져보지 않고 추가로 금융 상품에 가입하다보면 현금 흐름 문제로 기존 적금을 해지하거나 저축금을 깨 사용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금리우대 상품 대부분은 가입 한도가 낮고 기간이 짧아 만기금액이 적은 탓에 돈이 흐지부지 흩어지기 쉽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금을 미루는 동안 돈이 낮은 금리의 입출금 통장에 머물러 시간이 지날수록 여유 자금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씨가 사용하고 있는 지출을 줄이기 위해 적금을 가입하는 방식도 위험하다. 지출이 커지는 원인을 파악하고 어디서부터 아껴나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게 근본적 해결책이다.

또 여러 군데 기관으로 적금을 나눠 가입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적금을 소액으로 여러 개 관리하다 보면 만기일자가 다르고, 만기금액이 작아 돈이 뭉쳐지기보다 흩어져 사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적금 만기 시 받은 자금을 우선 입출금통장에 넣어둘 필요도 없다. 재무목표 없이 막연하게 모은 돈으로는 저축과 투자를 결정하기 어려워 해당 자금이 상당 기간 저금리 통장에 머물게 되면 지출이 되레 늘어날 수 있는 탓이다. 마지막으로 금감원 관계자는 여행 및 모임 적금은 자산 축적이 아닌 소비가 목적인 저축이라고 선을 그었다.

저축을 할 때도 순서를 지켜야 한다는 게 금감원 측 권고다. 재무목표 수립, 지출 확인 후 예산 결정, '소득=저축+지출'이라는 키 맞추기 등이 그 절차다.


금감원 관계자는 "재무목표는 돈을 모아야 하는 의미뿐 아니라 저축 기간, 필요금액 등을 예측해 저축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라며 "무리하게 저축을 할 경우 습관을 유지하기 어렵고 결국 축적 자산을 사용하게 되는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측은 추가적으로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나 현금 사용하기 △지출, 생활비 등 목적에 따라 통장 구분해 사용하기 △사고, 질병 등 갑작스런 상황을 대비한 비상자금 마련하기 등의 대안도 제안했다.

인터넷 검색창에 파인을 입력하거나 금감원콜센터 1332(▶7번 금융자문서비스)로 전화하시면 무료 맞춤형 재무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