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

5년차 직장인 "가계부 꼬박꼬박 쓰는데 돈이 안 모여요"[재테크 Q&A]

연간 저축목표 정하고 쓰임새 따라 통장 쪼개라

5년차 직장인 "가계부 꼬박꼬박 쓰는데 돈이 안 모여요"[재테크 Q&A]

Q.30대 직장인 A씨는 1년 가까이 가계부를 정리하고 있다. 하지만 원하는 만큼 돈이 모이지 않는 이유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사회초년생 때는 수입이 적어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현재 소득은 늘었지만 손에 잡히는 자금은 여전히 모자라게 느껴진다. 배당 수익을 어떻게 관리하고 운용해서 불려나갈지, 지출 내역을 보면 매달 반성을 하지만 이를 어떻게 줄여나갈지 고민이다. 돈이 쌓인다고 해도 어떻게 운용할지 잘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월세로 살고 있는데, 1억원가량 돈이 모이면 우선 전셋집을 구해 이사 갈 계획이다.

32세 A씨의 월 수입은 260만원이다. 매달 지출액은 총 200만원이다. 이 가운데 고정비가 70만원이다. 통신비(5만원), 보험료(15만원), 월세(30만원), 부모님 용돈(20만원) 등이 포함된다. 변동비 역시 70만원이다. 관리비가 10만원, 식비 및 생활비는 40만원, 교통비를 비롯한 용돈이 20만원이다. 주택청약(10만원), 적립식 펀드(30만원), 적금(20만원) 등 60만원씩 저축하고 있다.

자산은 청약(400만원), 예·적금(1000만원), 주식·펀드(2000만원) 월세보증금(3000만원) 등으로 6400만원 정도다.

A.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개 돈 관리를 시작하는 이들은 가계부 작성부터 손을 댄다. A씨도 가계부를 1년 가까이 작성해오고 있으나, 자산 규모에는 큰 변동이 없다. 매월 지출 편차가 큰 원인도 파악할 수 없는 상태다. 그는 처음엔 엑셀로 항목별 매월 총지출을 정리해왔다. 스스로 개선해야 할 점을 생각해보고 모든 지출은 빠짐없이 적었다. 하지만 매월 지출 총액이 달라졌고 어떤 항목에서 돈을 아껴야 할 지 감이 안 잡히는 상황이다.

무작정 가계부를 쓰는 게 능사가 아닌 셈이다. 문제는 처음 기대대로 얼마를 쓰고 저축할지 통제할 수 있는 수준으로 돈이 수중에 들어오는지 여부다.

이를 위해서는 예상한 만큼 저축이 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가계부는 그저 기록에 지나지 않게 된다. 이후 가장 중요한 일은 매월 예·결산을 검토하는 작업이다. 매년 순자산이 늘고 있는지, 예산을 조정할 필요가 있는지 등을 면밀히 살피는 것이다. 가계부를 바탕으로 재정을 기획하는 단계까지 나아가야 작성의 본질적 목적을 성취할 수 있다는 게 금감원 측 판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선 '쓸 돈'과 '저축할 돈'을 구분하라고 조언했다. 월세나 보험료 등 고정비, 식비·교통비 같은 변동비, 문화생활비 등 비정기적인 연간비용 등 3가지로 나눈다.

이후에는 월 예산과 연간 예산을 따로 정립한다. 고정비와 변동비 합계는 매월 반복되는 '월 지출예산'으로, '연간비용'은 1년 단위 합계 예산을 정해 비상금 형태로 관리하는 식이다. A씨의 경우에 대입해본다면 월 수입(260만원) 중 140만원 내에서 지출하고 연간비용으로는 300만원을 비상금으로 선 저축하는 방법을 택할 수 있다.

다음은 순자산을 모으고 불리는 방법이다. 금융상품 선택 시 판단 기준은 적합성이다. 상품의 위험성, 만기 형태, 과세 관계 등이 이에 해당한다. 최종적으로는 자신의 재무목표에 부합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A씨가 월 140만원을 지출하면 저축할 수 있는 금액은 120만원이다. 이중 25만원을 보통예금이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안전형 상품으로 저축해 연 300만원을 만든다. 95만원은 3년 정도 모으면 원금 기준 3420만원이 된다. 이를 현 자산인 약 6000만원과 합쳐 전세금을 마련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한 돈을 다시 꺼내 쓰지 않아야 꾸준한 순자산 증가를 이뤄낼 수 있다"며 "주식 및 펀드를 매도·환매해 들어오는 원금과 수익금은 수입으로 인식하면 안 된다. 1년에 한 차례 순자산 평가를 통해 자산가치 상승에만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마지막으로 연간 저축 목표를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른바 '통장 쪼개기'를 통해서다. 월급 통장과 생활비 통장을 분리해 사용하는 식이다.
또 생활비로 사용할 돈과 명절 및 의복비 등 연간 비용으로 들어갈 돈을 구분해 지출 목록을 작성해야 한다. 쇼핑 현장에서는 지출을 결정하기보다 예산안을 꼼꼼히 만들어 이를 이행하게 되면 꼭 필요한 지출 외 금액은 저축하는 습관을 가질 수 있다.

김태일 기자
인터넷 검색창에 파인을 입력하거나 금감원콜센터 1332(▶7번 금융자문서비스)로 전화하시면 무료 맞춤형 재무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